중학생 ‘위험 수위 넘은’ 장난

입력 2008.02.20 (20:50)

<앵커 멘트>

같은 학교 친구들이 단체로 특정 학생을 괴롭히는 동영상이 인터넷에 공개돼 물의를 빚고 있습니다.

해당 학생들과 학교는 점심시간에 벌인 장난일 뿐이었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위험하고 지나치다는 비난이 거셉니다.

조태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12일 인천 한 중학교의 점심시간.

학생 십여 명이 무언가를 커다란 비닐로 덮고 있습니다.

비닐에 덮여있는 건 놀랍게도 같은 학교 친구인 박모 군입니다.

일부 학생들은 고기를 싸놓은 것 같다며, 놀려대고 있습니다.

<현장음> "돼지고기 배달, 돼지고기 배달"

학생들은 비닐로 쌓인 박군이 누워있는 바퀴 달린 선반을 끌고 갑니다.

한 학생이 위험하다며 말려보지만...

<현장음>"다치면 어떡해"

재미있는 놀이일 뿐이라는 반응입니다.

<현장음>"게임은 시작되었다."

학생들은 아예 박 군이 탄 선반을 내리막길로 굴려버립니다.

자칫 수레가 뒤집어지면, 크게 다칠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지만 재미있다는 듯 웃음소리만이 들립니다.

이 광경을 목격한 네티즌들은 한결같이 끔찍하고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반응입니다.

하지만 피해 당사자인 박 군은 점심시간에 벌인 장난일 뿐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박모 군(음성변조):"저희는 원래 위험한 걸 잘 놀고 그래요. 그냥 그렇게 하는 것보다 비닐을 씌워서 하는 게 더 재미있을 것 같아서. 다른 애들도 다 그렇게 했어요."

학생들을 지도하고 단속해야 할 학교 측도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입니다.

<녹취> ○○중학교 교사(음성변조):"학교에서는 그런 놀이가 있는지 몰랐는데, 동영상을 본다면 오해의 소지는 많아요. 저는 솔직히 처벌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애들끼리 논 건데 왜 처벌합니까?"

학생들의 도를 넘은 장난과 교육당국의 안이한 대처...

또 다른 안전사고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의 소리가 높습니다.

KBS 뉴스 조태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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