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동 5인조] 라면 값 인상 ‘사재기 극성’

입력 2008.02.20 (20:50)

<앵커 멘트>

농심이 오늘부터 라면값을 100원씩 올렸습니다.

어젯밤 대형 마트에는 가격이 오르기 전에 라면을 미리 사놓으려는 고객이 몰렸습니다.

일부 라면은 품귀 현상까지 보였는데 어느 정도였는지, 출동 5인조 이효연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현장음> "어휴, 그래도 구했어." "하나 더 덜어" "하나 더?"

<현장음> "소고기면은 없어요?" "소고기 면은 지금 하나도 없어요."

어제 하루, 이 대형 마트는 '라면의 날'이었습니다.

채우고, 또 채워도 판매대가 텅 비는 건 시간 문제입니다.

<녹취>"물량이 모자라서 못판다고요."

<녹취>"(이런 적 있었어요?) 없었어요. (어떠세요?) 힘들어요."

라면을 대량으로 사들이는 소비자들의 이유도 각양 각색입니다.

<인터뷰> 김명숙:"먹기도 하고 미국에 딸이 있는데 거기도 라면이 비싸서 이 기회에 하나 사서 보내려고"

<인터뷰> 이용원:"자취하는데 오늘 아니면 살 시간도 없을 것 같고 돈도 없고 계속 비싸지기만 하고 그러니까"

가격이 오른 건 농심 제품이지만 라면 회사를 가리지 않고 전체 봉지 라면 매출이 껑충 뛰었습니다.

전국에 100여개의 매장이 있는 이 대형 마트의 경우 가격 인상 일주일 전, 하루에 75만개가 팔렸던 봉지 라면이 어제 하루 동안에만 255만개가 팔렸습니다.

하루 평균 7천 5백개 정도 라면이 팔렸던 이 매장도 어제는 평균 보다 6배나 많은 4만 5천개가 팔렸습니다.

재고 물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주택가 소형 마트에선 특정 라면 품귀 현상까지 빚어졌습니다.

<인터뷰> 한금만(○○마트 직원):"저희 (신라면) 재고가 13박스 있었는데 그게 다 나갔어요."

<인터뷰> 지성길(□□마트 직원):"신라면은 지금 많이 딸려가지고 물건을 안 주고 있어요 거래처에서..."

라면값이 올라 당장 걱정인 곳은 소형 분식점들입니다.

<인터뷰> 경춘자(라면 전문점 운영):"500원씩을 올려야하지 않을까, 라면 값만 그런게 아니라 여러가지가 다 같이 올랐으니까 안 올리고 싶은데 어떻게 할 수가 없어요."

<인터뷰> 박영순(분식점 운영):"우리는 학생들을 상대하기 때문에 학생들 빈주머니를 털어서 먹는데 또 라면값까지 올리면 아이들한테 너무 가슴이 아프잖아요. 그래서 못 올리고 있어요."

농심측에선 라면의 원재료인 밀가루 가격이 큰 폭으로 올라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이렇게까지 사재기 열풍이 불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는 반응입니다.

<인터뷰> 오찬근(농심 홍보팀장):"이번과 같이 심하다 싶을 정도로 일어난 적은 없었고 저희도 이렇게까지 되리라고는 생각을 못했습니다. "

하지만 당장 오늘부터 인상된 가격으로 라면을 사야 하는 건 아닙니다.

<인터뷰> 강지은(대형 마트 판촉 주임):"가격이 오르면 업체하고 조율해야하는 문제도 있고 가격이 바뀌면 상품 바코드가 변경되니까 전산 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에..."

오늘부터 생산되는 라면 가격은 100원씩 오르지만 아직 재고 물량이 있어 당분간은 인상 전 가격으로 라면을 살 수 있단 얘깁니다.

할인점 업계에서는 재고 물량이 떨어지려면 아직 일주일 정도는 더 걸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효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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