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구미사업장 잇따른 악재에 ‘울상’

입력 2008.02.22 (07:12)

휴대전화를 생산하는 삼성전자 경북 구미사업장이 100억원이 넘는 과징금 부과와 특검 조사 등 잇단 악재로 울상을 짓고 있다.
22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휴대전화 부품을 납품하는 하도급업체에 지급해야 할 납품대금을 깎는 등 불공정 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난 삼성전자에 115억여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삼성전자는 휴대전화를 생산하는 정보통신 총괄의 원가절감 목표액 1조2천억여원을 단가인하를 통해 달성키로 하고 충전기 부품 납품업체 7곳에 지급할 납품가 총액을 일률적으로 인하했고, 하청업체가 납품한 부품을 폐기하면서 지급해야 할 대금 가운데 수천만원을 부당하게 삭감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에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된 사례는 주로 휴대전화를 생산하는 정보통신 총괄과 관련된 것이어서 국내의 삼성전자 브랜드인 '애니콜' 휴대전화 전량을 생산하는 구미사업장에 따가운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삼성전자 구미사업장은 삼성그룹 비자금 의혹을 수사 중인 특검의 칼날에도 비켜나지 못하고 있다.
구미사업장 공장장인 장병조 부사장은 지난달 말 참고인 자격으로 특검팀에 소환돼 차명계좌 개설 경위와 운용 실태, 비자금 조성과 관리 의혹을 조사받았다.
아직 특별한 조사 결과가 발표되지 않았지만 장 부사장이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를 받았다는 것만으로도 삼성전자는 이미지에 타격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악재가 겹침에 따라 삼성전자 구미사업장은 겉으로는 평온을 유지하면서도 대외 신인도가 떨어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직원들의 사기도 위축돼 자연스럽게 회식 등 대외활동도 줄고 있고, 인사 이동마저 미뤄지면서 하루하루 살얼음 위를 걷는 기분이란 말이 공공연하게 흘러나올 정도다.
삼성전자의 하청업체나 사업장 인근의 식당 등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으면서 경기 위축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구미공단 전반에 확산되고 있다.
삼성전자 구미사업장 인근의 한 식당 업주는 "요즈음은 식당에 오는 삼성전자 직원들 찾아보기가 예전보다 훨씬 힘들다"며 "회식자리도 줄고 오는 사람도 줄어 걱정이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자꾸 일이 터져 걱정되지만 직원으로서 맡은 일을 할 뿐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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