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정월 대보름입니다.
벌써 29년째, 해마다 대보름 무렵이면, 마을을 떠돌다 길거리에서 쓸쓸하게 생을 마감하신 외로운 노인의 제사를 지내는 한 산골 마을이 있습니다.
어떤 사연이 있는지 송승룡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주민 백50여 명이 사는 단촐한 산골 마을의 대보름맞이 잔치.
고등학교와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들에게 마을 장학금도 전달합니다.
<현장음> "열심히 공부하겠습니다."
이 장학금의 이름은 덕남 장학금.
29년 전 일가친척도 없이 혼자 살다 한겨울 신작로에서 돌아가신 윤덕남 할머니의 이름을 땄습니다.
할머니가 남긴 돈 65만 원이 씨앗이 됐기 때문입니다.
<인터뷰>김주호(79년 당시 청1리 이장) : "당시 돈으로는 큰 돈이였다. 마을 주민들과 상의한 결과.."
주민들은 마을 앞산에 윤 할머니를 모시고, 장학 사업의 뜻을 전한 뒤, 해마다 정월 대보름에 맞춰, 감사의 마음을 담은 제사를 올립니다.
<인터뷰>권칠수(청1리 이장) : "할머니도 기뻐하실 겁니다. 앞으로도 계속해 나가겠습니다."
장학기금은 이제 천6백만 원으로 불어났고, 지금까지 86명이 혜택을 입었습니다.
윤 할머니가 돌아가실 당시, 이곳은 비포장된 흙길이였습니다. 세대가 바뀌면서 많은 것이 변했지만, 마을 주민들의 이웃 사랑은 변함없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송승룡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