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장훈 “30주년 축하, 경기는 경기”

입력 2008.02.24 (20:18)

수정 2008.02.24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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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KCC '국보급 센터' 서장훈(34)이 1만여 팬들을 울렸다 웃겼다 하면서 팀에 값진 1승을 안겼다.
서장훈은 24일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07-2008 SK텔레콤 T 프로농구 정규리그 서울 삼성과 경기에서 경기 종료와 함께 버저 비터를 터뜨리며 팀의 80-78 승리를 이끌었다.
슛이 들어가는 순간 서장훈은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관중석으로 달려나가 팬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며 역전승의 쾌감을 한껏 즐겼다.
이날 경기가 삼성 창단 30주년 기념 전으로 삼성 선수 출신들 40여명이 지켜봤고 올 시즌 최다인 1만여 관중이 들어차 삼성으로서는 놓칠 수 없는 중요한 한 판이었다.
게다가 지난 시즌까지 삼성에서 뛰었던 서장훈이 극적인 역전 결승골을 넣었으니 삼성 팬들이 느끼는 아쉬움이나 KCC 팬들의 즐거움은 두 배가 됐다.
서장훈은 "그 상황 이전에 두 차례나 실수를 해서 만회해야겠다는 생각 뿐이었다. 리바운드를 잡고 빨리 타임 아웃을 못 불러 헬드 볼을 내준 것이나 테렌스 레더에게 추가 자유투를 내준 것이 0.5초 사이에 망설이다 그렇게 된 것이라 더 아쉬웠다"면서 "다행히 내가 다시 실수를 만회할 수 있게 돼 기뻤다"고 말했다.
경기 종료 10여초를 남기고 2점을 앞서던 KCC는 서장훈이 수비 리바운드를 따내고도 머뭇거리다 빅터 토마스에 공을 잡혀 공격권을 내줬고 경기 종료 3초 전에는 레더에게 동점골과 함께 추가 자유투까지 허용, 패배의 주범으로 몰릴 뻔 했다.
기억에 남는 버저비터로 연세대 재학 시절 고려대와 경기에서 터뜨린 중거리슛과 비교해서는 "아무래도 그 때가 더 기뻤다"고 말한 서장훈은 "이날 기뻐한 것이 상대가 삼성이라 그런 것은 결코 아니다. 내가 쉽게 이길 경기를 막판까지 어렵게 만들었다는 자책감을 털어버리게 된 데 대한 기쁨을 나타낸 것 뿐"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삼성에서 자유계약선수(FA)가 됐으나 팀을 떠난데다 이날 잔칫상에 본의 아니게 '고춧가루'까지 뿌렸지만 다른 뜻은 없다는 해명인 셈이다.
서장훈은 "나도 삼성에서 5년간 뛰었다. 농구 인생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었고 활약을 한 팀이 바로 삼성"이라며 "오늘 30주년은 정말 뜻깊은 날이고 축하할 일이다. 그러나 경기는 경기이기 때문에 최선을 다한 것"이라고 말했다.
서장훈은 "팀 최고참으로 망칠 뻔 했던 경기를 건져 다행이다. 남은 경기에서 최선을 다해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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