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뉴욕 필 공연…북·미 훈풍?

입력 2008.02.26 (23:27)

<앵커 멘트>

핵 문제가 교착 상태에 들어간 가운데, 미국의 대표적인 교향악단인 뉴욕 필이 오늘, 평양에서 공연을 가졌습니다.

정치외교팀 김정환 기자와 함께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리포트>

<질문 1>

김 기자, 평양에서 미국 국가가 울려퍼졌는데, 기립 박수가 수 차례 나왔지요?

<답변 1>
그렇습니다.

오늘 공연은 저녁 6시를 조금 넘겨, 동평양 대극장에서 시작해, 1시간 40분 가량 계속됐습니다.

북한 애국가와 미국 국가를 차례로 연주했는데, 미국 국가는 2005년 7월에 이어 3년만에 평양에서 연주됐습니다.

잠시 들어보시겠습니다.

이어 바그너의 오페라 로엔그린 3막 서곡과 드보르작의 교향곡, 신세계에서, 그리고 거쉰의 파리의 미국인을 연주했습니다.

지휘자인 로린 마젤은 연주에 앞서, 우리 말을 하며 대극장을 채운 천 5백여 북한 관중들과 호흡을 맞췄습니다.

<녹취>로린 마젤(뉴욕 필 상임 지휘자):"평양의 미국인이 나올지 모릅니다."

공연은 세 번의 앙코르로 마감했는데, 북한 관중들은 기립 박수로 뉴욕 필의 공연을 축하했습니다.

그러나 혹시나 했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질문 2>

뉴욕 필의 평양 공연을 놓고, 지난 1970년대 미국과 중국의 핑퐁 외교가 떠오른다, 이런 평가가 나오고 있죠?

<답변 2>

그렇습니다. 미국과 중국은 71년 미국 탁구 대표팀이 중국 대표팀과 친선 경기를 가졌고, 73년엔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가 연주회를 가졌습니다.

그 뒤 닉슨 당시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해, 국교 정상화에 나섰습니다.

뉴욕 필의 이번 공연이 주목을 끄는 이유이기도 한데요, 장기적으로 북·미 관계 정상화의 주춧돌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자리 메타 뉴욕 필 사장의 인터뷰 내용 들어보시겠습니다.

<인터뷰>자린 메타(뉴욕 필 사장)

이를 반영하듯, 북한은 북한 전역 생중계와 동평양 대극장 개보수 같은 뉴욕 필의 요구를 받아들였고, 평양에 설치했던 반미 선전판들을 모두 철거했습니다.

또 미국은, 평양행을 망설였던 뉴욕 필을 설득하는 등 이번 공연이 이뤄지도록 적극 지원했습니다.

<질문 3>

그러나 이번 공연이 교착 상태에 빠진 핵 문제 해결에 돌파구를 열 수 있을지는 두고봐야 한다, 이런 시각이 많은데요?

<답변 3>
분명히 북·미 관계에 우호적인 분위기를 만들었지만, 그것이 핵 문제 해결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란 얘깁니다.

핵 문제는 현재 신고를 놓고 북·미가 팽팽히 맞서 있는데, 이번 공연을 통해 뭔가 새로운 계기를 만들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인터뷰>김용현(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북한과 미국이 상호 이해의 폭을 넓혀, 불신의 골을 낮출 수 있을 것입니다."

사실 라이스 국무장관이 평양 공연을 계기로 방북하지 않을까 하는 전망도 있었지만, 결국 무산됐습니다.

방북 성과를 장담하기 어려웠다는 분석인데, 김 위원장과 직접 대화할 기회를 놓쳤다는 평갑니다.

<질문 4>

김정일 위원장이 내일 모습을 드러내느냐, 이 점도 관심거린데요?

<답변 4>

뉴욕 필은 로린 마젤의 지휘로 조선국립교향악단과 실내악 협연을 하게 되는데, 이 자리에 김 위원장이 나타날 수 있다는 기댑니다.

모란봉 극장에서 협연할 예정인데, 동평양 대극장보다 경호가 용이해 김 위원장의 등장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입니다.

김 위원장이 참석한다면, 오늘 공연만은 못해도 전세계를 상대로 관계 개선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특히 미국과의 관계나 핵 문제만이 아니라, 남북 관계 측면에서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뉴욕 필은 내일 오후 서울로 넘어올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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