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힘든 생활고 속에 병든 남편까지 돌보고 있는 한 칠순의 할머니가 평생 도전 끝에 빛나는 고등학교 졸업장을 받았습니다.
그 감동의 현장에 오수호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흰머리가 희끗희끗한 할머니, 난생 처음인 졸업장을 받아든 순간 절로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인터뷰> 고보희(74세/서울 효창동): "너무 서러워요.(울먹이며) 그냥 이게 실감이 잘 안나요. 고등학교 졸업장을 내가 가질 수 있다는 게 거짓말 같아요."
초등학교 졸업식을 며칠 앞두고 14살때 월남길에 오른 고보희 할머니.
그래서인지 더 배움의 한으로 사뭇쳤습니다.
그러나 시장 좌판일에 미용사까지 일찌감치 생계에 내몰리다 보니 학업은 뒷전이었습니다.
고생 고생끝에 3남매를 모두 대학에 보내고 60이 넘어 꿈을 펼치려했지만 갑자기 몸져 누운 남편을 수발하느라 또 포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칠순이 다돼 책을 잡게된 할머니는 최고령으로 검정고시를 통과하고 곧바로 이 학교의 교정을 밟았습니다.
공부는 나이도 끝도 없다고 믿는 할머니, 내친김에 대학문까지 두드릴 생각입니다.
<인터뷰> 고보희(74세/서울시 효창동): "사람은 평생 배우는 거고 학생이다. 그러니까 졸업이 없다. 공부는 졸업이 없으니까 죽을 때까지도 학생이다."
KBS 뉴스 오수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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