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한 예술중학교에서 발달장애 아동의 응시를 사실상 거부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마땅한 시설이 없다는 게 그 이유였습니다.
박영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올해 초등학교를 졸업한 곽성민군, 발달장애 2급이지만 관찰력과 그림 솜씨는 남다릅니다.
지난해 가을, 곽군의 부모는 한 예술중학교에 진학상담을 했고, 학교도 레슨 강사까지 추천해 줄 정도로 아이의 실력을 칭찬했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특수학급에 있다는 사실을 안 뒤 학교의 태도가 돌변했습니다.
<인터뷰> 김송희(곽성민 군 어머니) : "원서를 넣고 시험을 봤을 때 문제가 된다고 했다. 그 얘기는 시험을 치지 말라는 뜻이죠."
이에 대해 학교측은 특수학교 진학을 권유한 것 뿐이지 입학을 거부한 사실은 없다고 주장합니다.
<녹취> 학교 관계자 : "마땅한 시설이 없어서 특수학교로 가는게 낫지 않느냐..."
결국 응시를 포기한 부모는 감독기관인 교육청에 민원을 제기했지만, 돌아온 답변은 아이를 두 번 울렸습니다.
특성화학교는 모든 사항을 자체적으로 집행하기 때문에 교육청이 관여할 수 없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인터뷰> 김경란(부산동래교육청중등교육과장) : "교육청이 지원하는 것은 전혀 없다."
그러나 현행법상 모든 학교는 특수교육 대상자를 위한 편의와 시설을 제공해야 하고, 국가는 예산 지원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전교조와 민예총 등 시민단체는 교육청이 이런 규정을 무시한 채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습니다.
<인터뷰> 박동현(전교조 부산지부 사무처장) : "명백한 직무 유기다. 감사 청구와 문책 요구하겠다."
시설을 핑계로 입학을 거부한 학교와 이를 관여할 수 없다는 교육청, 장애아동을 대하는 우리 교육계의 의식 수준을 단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영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