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뒷바라지에 휘청거리는 농촌

입력 2008.03.08 (10:13)

<앵커 멘트>

한해 대학 등록금이 천만 원에 육박하면서 등록금에 생활비까지, 농사를 지어 자녀를 대학 보내기가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대학 뒷바라지에 휘청거리는 농촌지역의 실태를 집중 취재했습니다.

먼저, 조미령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삼 남매 가운데 둘을 대학에 보내고 있는 47살 김희숙 씨.

등록금 고지서가 날아왔지만 돈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파프리카 농사로 목돈을 마련할 생각에 막막하기만 합니다.

<인터뷰> 김희숙(파프리카 재배농가): "기름값이 너무 많이 오르고 밑천 들어간 게 많아서, 남는 몫이 없고…."

남편과 벼농사를 짓는 50살 박명옥 씨는 올해 둘째 아들이 대학에 입학하지만 마음이 즐겁지 않습니다.

남동생 때문에 첫째 딸은 휴학할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박명옥(친환경 쌀 생산농가): "계속 시켜야 되는데 학업을 중단하라고 한 건 마음이 아프고, 부모로서 미안하죠."

두 명을 함께 대학에 보내는 데 드는 돈은 등록금에 생활비까지 합쳐 한해 4천만 원!

어려운 농촌사정에 꿈도 꾸기 어렵습니다.

대학등록금과 도시생활비는 천정부지로 치솟는 반면 농가소득은 땅에 떨어지고 있어 대학 뒷바라지를 하는 농민들의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습니다.

실제 지난 2000년부터 8년 동안 사립대학 재학생의 등록금은 상승곡선을 그렸지만 쌀 농가 소득은 반대로 추락하고 있습니다.

격차는 점점 벌어지고 있습니다.

농민들은 특단의 대책을 요구합니다.

사립대학 등록금과 쌀 농가 소득 추이(단위:만 원)

<인터뷰> 제해식(전국농민회 부산경남연맹 의장): "학자금에다 생활비까지 무이자 대출해줘야 하고…농가소득을 올릴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합니다."

대학 등록금을 대느라 시름에 빠진 농민들은 소를 팔아 대학을 보냈다는 옛말이 오히려 부럽기만 합니다.

KBS 뉴스 조미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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