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아, 구형 공판서 끝내 울먹거려

입력 2008.03.12 (17:36)

해외 유명대학의 학력위조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는 12일 "잘못한 점이 있는 것을 인정하지만 억울한 점도 많다"며 끝내 눈물을 보였다.
이날 오전 10시 서울 서부지법 406호 법정. 제3자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함께 나란히 법정에 들어선 신씨의 표정은 검찰의 중형을 예감한 듯 침울한 표정이었다.
검찰의 증거 관련 보충 설명과 변호인측의 최후 변론 등 4시간 동안 지루하게 이어진 공판 과정 내내 신씨는 묵묵히 고개를 숙인채 피고인석에 앉아있었다.
신씨는 그러나 검찰이 "(학력을 위조해) 지식기반 사회의 근간과 문화 인프라를 훼손했다"며 징역 4년을 구형하자 끝내 휴지로 눈물을 훔쳤다.
신씨는 최후 변론에서 "공부보다 현장에서 일하는 것이 좋아 공부하는 것을 소홀히 해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켰다"며 "결론적으로 나의 잘못이긴 하지만 (나 또한) 억울한 피해자"라며 법원에 선처를 호소했다.
신씨는 억울한 점에 대해 기획예산처 장관실 앞에 전시할 작품 4점 가운데 1점을 자신의 집에 걸어둔 혐의와 성곡미술관 돈을 횡령했다는 혐의 등을 거론하며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강하게 항변했다.
신씨는 "사람은 누구나 한 두 가지 비밀이 있는데 나는 지난 수개월 동안 발가벗겨지다시피 했다"며 "나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아파해 나의 아픔에 대해서는 말을 꺼낼 수조차 없었다"고 말했다.
"누구나 한 두가지 비밀이 있는데"라는 부분에서는 목이 메는지 진술을 멈춘 채 연방 휴지로 눈물을 훔쳤다.
신씨는 "이제 나는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는 그저 봄을 기다리는 초라한 여인"이라며 "살아가면서 나 때문에 아픔을 당한 분들을 위해 살고 싶다"고 말했다.
법정에 들어서면서 시종 침착하려고 애썼던 변 전 실장도 최후 진술에서는 침울한 목소리로 "공직자로서 부적절한 사생활 때문에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부끄럽다"며 "잘못된 처신으로 많은 이들에게 상처를 줘 몸둘 바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변 전 실장은 "신씨의 동국대 교수 임용, 흥국사 특별교부금 지원 등에 대해서는 일정부분 한 행위가 있어 (처벌을 받아도) 억울한 부분은 없다"고 잘못을 시인했으나 박문순 성곡미술관장측으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강하게 무죄를 주장했다.
변 전 실장은 "내가 청백리여서 돈을 안받는다는 것이 아니라 3억원은 겁이 나서 받을 수가 있겠느냐"며 "몇백만원에서 천만원이라면 인간관계상 갈등을 느꼈을 수도 있겠지만 1억~2억원이라면 목숨이 걸린 문제"라고 항변했다.
변 전 실장은 "부적절한 사생활로 여러 사람에게 피해를 입혀 용서를 빌 용기조차 없다"며 법원의 선처를 호소했다.
신씨와 변 전 실장에 대한 법원 선고공판은 24일이나 31일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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