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 챔프전 진출 고배 끝내 ‘눈물’

입력 2008.03.14 (20:17)

여자프로농구 구리 금호생명 선수들이 4강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하지 끝내 울음을 참지 못했다.
14일 오후 금호생명과 용인 삼성생명 간 플레이오프 4차전이 열린 용인 실내체육관.
4쿼터 중반까지 치열한 접전이 펼치진 이날 경기가 삼성생명의 승리로 끝이나자 금호생명 선수들은 하나같이 고개를 떨꾸었다.
막판에 집중력만 조금 더 발휘했더라면 동점 기회까지 만들 수 있었지만 골밑슛과 외곽슛이 잇따라 림을 외면해 땅을 쳐야했다.
코트에 서 있던 주전 5명의 선수들은 서로 부둥켜 안고 위로했지만 흐르는 눈물까지는 막지 못했다.
이상윤 금호생명 감독 역시 이번 패배에 아쉬움도 없지 않았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한 선수들의 어깨를 두드려주며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금호생명의 이번 플레이오프 탈락은 어느 때보다 더욱 아쉬울 수밖에 없다.
올 시즌을 앞두고 극기 지옥훈련을 다시 받을 정도로 정신력을 강화하고 팀을 재정비해 2004년 겨울리그 우승 이후 3년 만에 정상 탈환까지 노렸기 때문이다.
2006 여름리그부터 두 시즌에서 연속 최하위의 아픔을 맛본 금호생명은 지난 해 5월 해병대 훈련까지 택해 충남 보령시 대천 앞바다에서 2박3일 동안 유격 훈련, 야간 행군, 갯벌 훈련, 고무보트 훈련 등 지옥 같은 과정을 견뎌냈다.
당시 극기 훈련에 선수 뿐 아니라 이상윤 신임 감독과 안진태 단장 등 코칭스태프와 구단 직원들 모두 빠짐없이 참가하면서 선수단 전체가 "이번엔 꼭 우승하자"는 분위기도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그러나 결국 이날 삼성생명에 패하면서 챔피언에 도전할 기회를 내년으로 미뤄야했다.
그렇다고 올 시즌 수확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지난 12일 삼성생명과 3차전을 이기면서 2004년 4월13일 천안 국민은행과 플레이오프에서 이긴 뒤 4년 만에 플레이오프 첫 승을 거뒀고 올 시즌에도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안산 신한은행, 삼성생명과도 대등한 경기를 자주 펼쳤다.
또 신정자와 강지숙으로 이뤄진 막강한 센터진을 구축했고 이언주와 조은주, 정미란, 김보미의 실력도 일취월장했다. 포인트가드 이경은의 기량도 점차 나아지며 공수 전환도 점차 빨라지고 있다.
1년 간 집에서 쉰 날이 3주밖에 안될 정도로 선수단과 동고동락을 해 온 이상윤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우는 선수들도 있었지만 정말 열심히 잘 뛰어 주었다. 아쉽다. 하지만 부족한 점을 보완해 내년 챔프전에 도전하겠다"고 당차게 말했다.
이어 "한 달간 푹 쉬려고 한다. 7살 된 아들 얼굴도 잊어버릴 것 같다"면서 "그동안 술도 별로 못했는데 오늘은 연고지인 구리로 넘어가 마음 편히 소주 한잔 하고싶다"고 웃음을 지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