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병 산재 불승인 ‘2년째 공방’

입력 2008.05.02 (08:11)

수정 2008.05.02 (08:24)

<앵커 멘트>

16년간 페인트 도색작업을 해 온 근로자가 백혈병이 발병했는데도 불구하고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2년째 산업재해 승인 여부를 놓고 법정공방을 벌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진연 기자가 안타까운 사연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약봉지가 가득 쌓인 방안에서 하루를 보내는 김철웅 씨.

2년 전 만 해도 신체 건장한 근로자였지만, 급성골수성 백혈병이 발병한 뒤로는 집안에서 지내는 일이 전붑니다.

<인터뷰> 김씨 : "갑자기 병을 얻으면서부터 생활이 달라졌어요.돈이 없으니 입원도 못하고, 빚내서 치료받아.."
지난 17년동안 광양제철소 외주 협력업체에서 김씨가 맡았던 업무는 코일 포장과 페인트 도색 작업 등.

담당의사와 역학조사를 벌인 산업 안전관리공단 등은 벤젠 노출이 많은 페인트와 시너를 작업 중에 김씨가 손으로 사용했다는 점을 미뤄 발병 원인이 직업관련성과 높다는 소견을 내놨습니다.

그러나 산재승인을 결정하는 근로복지공단은 역학조사도 하지 않은 채 백혈병이 주 업무인 코일포장 작업과 연관이 없다며 요양승인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근로복지공단 여수지사 : "통상적으로 백혈병은 역학조사를 하거든요. 근데 그때 자료는 보관하고 있지 않아요."
김씨는 다시 산재 승인을 받기 위해 행정소송을 제기해 법정공방을 벌이고 있는 상태! 골수이식 수술 후에도 한 달에 한번 서울 병원을 찾아갈 뿐 제대로 된 치료를 못 받고 있는 실정입니다.

김씨는 언제 완치될지 모르는 힘겨운 투병생활보다 17년간 자부심을 갖고 일했던 회사에서 버림받았다는 상실감이 더 큰 고통이라고 털어놨습니다.

KBS 뉴스 이진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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