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재해예방을 위한 긴급점검, 오늘은 전국에 산재한 농업용 저수지를 살펴봅니다.
전체 저수지의 3분의 1인 5000여개는 낡을대로 낡아 폭우에 취약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김성한 기상전문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사상 최악의 폭우로 온통 물바다가 된 강릉 시내, 상류 저수지 붕괴가 피해를 더욱 키웠습니다.
무너진 제방에서 쏟아진 엄청난 강물이 마을을 덮칩니다.
붕괴 원인 가운데 하나는 상류 저수지에서 많은 물이 방류됐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박현철(농촌공사 안성지사) : "저수지 수위가 극히 위험 수위에 도달해 수문 4개를 단계적으로 개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부실한 저수지는 전국에 산재돼 있습니다.
이 저수지의 여수로는 철근이 드러나고, 벽면엔 커다란 틈이 생겨 팔목이 들어갈 정도입니다.
물을 차단하는 역할을 하는 제방 중심부의 빨간 진흙이 밖으로 쉴새없이 흘러나와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인터뷰> 박종혁(천안시 성남면 봉량리장) : "비가 많이 왔을 때 언제 제방이 무너질지 모르니까 불안 속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경북 경산에 있는 한 저수지, 제방 하류 쪽엔 난데없이 물이 흐르는 도랑이 생겨났습니다.
이곳은 일 년 내내 이렇게 물이 흐르고 있습니다. 제방 안쪽을 통해 물이 새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잡풀과 쓰레기로 막혀 있는 여수로, 움푹 패인 벽면 등 관리한 흔적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전국의 저수지 만 7천여 개 가운데 구조 결함 등으로 붕괴 가능성이 있는 곳은 전체의 32%, 5천 6백여 개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가운데 용량 5백만 톤 이상인 저수지에 대한 치수능력 증대사업은 35곳 중 겨우 4곳만 끝냈을 뿐입니다.
<인터뷰> 박덕근(방재연구소 팀장) : "앞으로 이상기후가 예상되고 있고, 노후화가 계속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근본적이 대책을 수립하지 않으면 올 수해에도 안전할 수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저수지 붕괴 등에 대비한 주민 대피 계획조차 없는 곳이 많아 낡고 부실한 저수지는 올 여름에도 불안한 물 폭탄으로 남을 수밖에 없습니다.
KBS 뉴스 김성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