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 매뉴얼…‘있으나 마나’

입력 2008.06.22 (21:47)

수정 2008.06.23 (14:47)

<앵커 멘트>

재해 예방을 위한 긴급 점검, 오늘은 재난 대처요령을 정리해놓은 자치단체들의 재난매뉴얼이 얼마나 제대로 되있는지

김선영 기자가 점검해 봤습니다.

<리포트>

바다는커녕, 작은 강조차 없는 충북 지역 자치단체들의 재난 매뉴얼입니다.

그러나 '태풍 특보 시 선박을 피항시켜라'.'해안 지역 주민들은 각별히 조심하라'는 등의 황당한 대책이 적혀 있습니다.

재난이 발생하면 불량 식품 판매를 점검하라는 엉뚱한 대책도 가득한데, 소방방재청의 표준 문안을 그대로 베끼다 보니 생긴 일입니다.

<인터뷰> 진천군 재난 업무 담당자 : "2005년 7월쯤 처음 (재난 전담)과가 생기다 보니까 여러 가지 복합적인 문제들이 많아요."

해마다 수천만 원을 들여 제작하는 매뉴얼은 재난 대응을 총괄하는 도청의 상황실에서도, 일선 면사무소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인터뷰> 진천군 초평면사무소 재난 담당자 : "솔직히 여기서 그 책을 본 적 없는 것 같아요."

재난 상황에서 재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요령을 담은 표준행동 매뉴얼은 마을회관 등지에 배포돼 주민들이 쉽게 찾아보며 요령을 숙지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장마와 홍수 취약지 마을 회관 어느 곳에도 매뉴얼은 없습니다.

<인터뷰> 초평면 노인회장 : "그런 건 본 적 없어. (교육은요?)받은 적 없지."

재난대응 매뉴얼에 따라 주민 대피를 도와주는 '재해 지키미'조차 장마로 큰 비가 쏟아져 수해가 났을 때의 대피소를 묻자, 침수 우려가 큰 곳을 꼽을 정도입니다.

<인터뷰> 재해 지키미 : "아파트 지하 주차장으로 대피시키는 거예요."

긴급 상황에서 피해를 줄이기 위한 재난 매뉴얼, 일선 자치단체에선 있으나마나 한 무용지물입니다.

KBS 뉴스 김선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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