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협회장 탄핵’ 집행부-반대파 갈등

입력 2008.06.24 (15:25)

대한탁구협회(회장 천영석) 퇴진을 주장하는 회장 반대파와 집행부를 장악한 친(親)회장파 간 갈등이 정면충돌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탁구협회 집행부는 24일 오후 중구 태평로 코리아호텔 3층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열고 천영석 회장 탄핵을 추진 중인 반대파 대의원들의 `음모론'을 제기했다.
건강상의 이유로 불참한 천영석 회장을 대신해 회견에 나선 김병승 부회장은 발표문을 통해 "베이징올림픽이 40여 일 밖에 남지 않은 시기에 내부적 갈등과 와해의 빌미가 되는 임시총회를 대한체육회가 승인하고 협회 전복을 꾀하는 일부 세력이 개최한다는 것에 분노와 자괴감을 느낀다"며 협회 관리단체 지정과 회장 불신임을 위해 총회를 소집한 반대파 대의원들을 향해 포문을 열었다.
협회를 `사고단체'로 지정하기 위해 26일 오후 2시 서초구 반포동 팔레스호텔에서 임시 대의원총회를 열 반대파 대의원들과 이를 승인해 준 체육회를 직접 겨냥한 발언이다.
김 부회장은 이어 "총회 소집을 요청한 반대파들이 회장 해임에 필요한 14표 이상을 확보했다고 밝혔지만 우리가 중앙대의원(5명)을 쓸 수 있는 데다 반대세력에 동조했던 시.도 지부도 제 목소리를 내고 있다"면서 "인천시협회도 이사회 의결 없는 대의원 파견을 무효화하기로 했다"며 회장 탄핵안 저지에 자신감을 보였다.
현행 규정상 전체 대의원(20명) 중 3분 2 이상인 14명 이상이 찬성해야 해임 의결안을 처리할 수 있고 협회가 중앙 대의원 카드를 쓸 경우 17명 이상을 확보해야 회장을 불신임할 수 있다.
회장파로서는 총회에서 표 대결로 가더라도 절대 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는 표정이다.
그러나 이에 맞서는 반대파 대의원들의 공세도 만만치 않다.
독선적인 협회 운영 등을 이유로 천영석 회장 퇴진을 주도해왔던 유광건 대구시협회 부회장은 탁구협회 사고단체 지정과 회장 탄핵안 처리를 강행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유광건 부회장은 "인천시협회는 회장 위임을 받은 부회장이 정상 절차에 따라 결정한 것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서 "16개 시.도 대의원들이 접수를 했다. 아직 4개 시.도가 참석 여부를 밝히지 않았지만 종전 총회 분위기를 봤을 때는 집행부에 문제가 있다는 점에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쨌든 26일 총회에서 천영석 회장 탄핵 이나 탄핵안 부결 중 하나로 결론이 나는 것이다.
특히 표결 과정에서 중앙대의원을 동원할 회장파와 이를 저지할 반대파 간 충돌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내년 2월까지 임기인 천 회장이 베이징올림픽 직후 사임하는 방식의 중도 안인 `조기 퇴진' 가능성에 대해 김병승 부회장은 "회장님이 답변하실 사항"이라면서도 "한국 탁구를 위한 (회장님의) 어제와 오늘의 생각이 다르다. 조기 퇴진 등 많을 것을 생각하실 것"이라며 여운을 남겼다.
기자회견에는 남녀 대표팀 사령탑인 서상길, 윤길중 감독도 참석해 "선수들이 집행부가 바뀌는 것으로 생각하고 동요하고 있다"고 선수단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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