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아침 저녁으로 선선해진 날씨 만큼이나 가을 정취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다채로운 행사가 많았던 휴일 표정, 고은희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가을비로 머리를 감고 바람으로 곱게 빗질한 억새가 수줍게 모습을 드러냅니다.
기기묘묘한 암석들과 함께 펼쳐진 억새 융단에 관광객들은 눈을 떼지 못합니다.
<녹취> 박성훈(부산시 온천동) : "올라올 땐 힘들긴 했는데 나름 올라오고 나니깐 억새들도 너무 보기 좋고..."
'원국민총화', 국민 전체의 화합을 바란다는 뜻의 시제가 내걸리자, 장원 급제를 꿈꾸는 유생들의 눈빛이 반짝입니다.
한 획, 한 획 조심스런 붓놀림에선 정성이 묻어납니다.
도포와 유건까지 차려입은 응시생들에게 오늘은 5백 년전 조선시대로 돌아간 하루였습니다.
<녹취> 김귀남(서울 장안동) : "여자로서 이런 행사에 참여하게 돼서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참 아름다운 추억이 될 것 같아요."
고사리손들이 종이를 접는다, 끈을 묶는다 분주히 움직입니다.
우리나라 전통책을 만들어보는 행사, 어린이들은 책이 만들어져 갈수록 신기한 표정을 감추지 못합니다.
가슴이 시원하게 뚫리는 타악기 연주, 모처럼만에 시민들은 쌓인 스트레스가 풀리는 표정입니다.
<녹취> 김현미(서을 응봉동) : "아이들 데리고 왔는데 좋은 것 같다..."
곳곳에서 짙어져가는 문화의 향기와 더불어 가을밤도 깊어져만 갑니다.
창과 방패가 맞부딪히는 치열한 전투가 펼쳐지는 황산벌 전투, 깊어가는 가을 만큼이나 7백년 백제의 역사와 문화가 물씬 풍기는 하루였습니다.
KBS 뉴스 고은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