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공사가 한창인 서울의 뉴타운 현장에서 아직도 이사를 가지못하고 힘들게 살고 있는 세입자들이 많습니다.
박예원 기자가 찾았습니다.
<리포트>
마을 전체가 거대한 공사장으로 변해버린 가재울뉴타운 예정지.
전기도 끊기고 물도 없어, 씻을 수도 먹을 수도 없는 집한채가 공사장 한가운데 우두커니 서있습니다..
뚫린 유리창은 비닐로 간신히 막아 놨습니다.
<인터뷰> 홍권(가재울 뉴타운 세입자) : "추위가 제일 무서워요. 지금도 아침 저녁으로 추운데 앞으로 어떻게 살지..."
하루종일 때리고 부수는 공사가 계속되다보니 마스크는 필수입니다.
<인터뷰> 송명숙(가재울 뉴타운 세입자) : "소음이요, 은연중에 귀에 남아 있어서 새벽에 자다가 일어나면 귀에서 윙 소리가 날 정도로..."
텅 빈 뉴타운을 지키고 있는 세입자들은 뉴타운 예정지마다 5~60세대에 이릅니다.
이렇게 힘든 삶을 이어가고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이곳을 벗어나서는 전셋집을 구할 능력이 없는 세입자들입니다.
이사를 하고 싶어도 지금 가진 이삼천만 원의 전세금으로는 서울에선 갈 데가 없습니다.
<인터뷰> 이귀례(왕십리 뉴타운 세입자) : "돈도 없거니와 내가 여기 40년 살았는데 어딜 가서 살겠어요. 딱 죽고만 싶어요."
뉴타운 세입자는 이주비와 임대아파트 입주권을 받을 수 있도록 법으로 보장되지만, 민간 조합은 둘 중 하나만 선택하라고 강요합니다.
감독의 책임이 있는 시청이나 구청에서는 민간 사업이라 한계가 있다며 방관합니다.
<녹취> 서울시 ○○구청 관계자 : "공문을 수 차례 보냈습니다. 그 분들(조합)도 사업 하시는 분들인데 무조건 하지마라 이럴 수 없기 때문에 그래요."
서울에서 공사중인 뉴타운은 모두 11곳,뾰족한 대책은 없습니다.
그렇더라도 나갈 수도, 주저앉아 살 수도 없는 불안한 삶을 방치하기에는 겨울이 너무 가까이 와있습니다.
KBS 뉴스 박예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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