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함께 ‘책 속의 길’로

입력 2008.10.25 (09:18)

수정 2008.10.25 (09:25)

[김청원 해설위원]

‘많이 읽고 많이 잊어라’는 말이 있습니다. 책을 읽고 추론하는 데서 상상력이 영글고 읽은 내용을 잊어버리는 데서 창작이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정보가 넘쳐나는 인터넷 시대에도 순도 높은 지식을 얻고 상상력을 키우는 원천은 역시 책과 독서임을 일러주는 말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독서 수준은 미흡합니다.

한국 출판연구소가 내놓은 국민 독서실태 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우리나라 18살 이상된 성인들의 한달 평균 독서량은 단행본으로 쳐서 1.8권에 불과합니다.

일년 내내 책 한 권 읽지 않는 사람도 10명 가운데 두 명꼴입니다. 독서가 일상화돼 있는 선진국에 비해 부끄러운 수준입니다.

게다가 여가생활에서 TV시청이 차지하는 비중이 24% 정도인데 반해 독서의 비중은 그 절반도 못 돼는 10% 미만입니다. 더욱이 주5일 근무로 시간의 여유가 생겼음에도 책 읽는 시간은 늘지 않고 있어 독서를 위한 사회 문화적 풍토를 바꾸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이맘 때면 전국 도서관과 출판계가 독서운동과 책잔치를 대대적으로 벌이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럼 왜 읽지 않을까요?

읽을거리가 충분치 않아서? 그렇진 않습니다. 우리나라는 신간만 한 해 4만 천여 종을 펴내는 세계 10대 출판대국입니다. 일부 전문서적을 빼곤 외국의 신간까지도 출간되기 무섭게 번역돼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 국민들은 독서 장애요인으로 크게 3가지를 꼽고 있습니다.

10명 가운데 4명 정도가 “일이 바빠 시간이 없는 탓”이라 말합니다. “TV 시청과 컴퓨터에 빠져 시간이 없다”거나 “독서가 습관화되지 않았다”는 답도 뒤를 잇고 있습니다.

시간부족은 독서를 어렵게 하는 요인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선진국의 국민이라 해서 시간이 넉넉한 건 결코 아닙니다. 바쁜 시간을 쪼개서 하는 독서야말로 알찬 법입니다.

또한 인터넷을 통해 얻는 지식은 대중화된 지식일 뿐 새로운 학설이나 지식은 책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을 잊어선 안됩니다. ‘책 속에 길이 있다’는 격언은 예나 지금이나 유효한 셈입니다.

또 “독서의 습관화가 안 돼 있다” 핑계댈 일도 아닙니다. 읽지 않고선 지식기반 사회에서 생존하기 어렵습니다. 틈틈이 한쪽한쪽 읽어가는 인내가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두꺼운 고전만 고집할 일도 아닙니다. 요약본이라도 붙들고 시작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나아가 부모가 자녀들에게 항상 책 읽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독서 습관화를 위해 중요한 일입니다. 이 가을 자녀들과 ‘책 속의 길’로 함께 나서 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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