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스탈린의 베를린 봉쇄에 맞서 서방 연합군이 공수 작전을 편 곳으로 유명한, 템펠호프 공항이 85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집니다.
어젯밤 마지막 항공기의 이륙을 끝으로 공항 문을 닫았습니다.
베를린에서 최재현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비행기라는 물건이 낯설었던 1909년 라이트 형제의 형인 오빌 라이트가 '템펠호프'의 부지에서 비행 시범을 선보입니다.
그리고 14년 뒤 지하철을 갖춘 세계 최초의 공항, '템펠호프'가 등장했습니다.
지금은 세계 7위의 항공사로 발돋움한 루프트한자 역시 이곳에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2차 대전이 일어나기 3년 전엔 나치의 독수리 문장을 본 딴 건축물이 세워졌고 대전 말기엔, 연합군의 공습에 맞선 독일 공군의 마지막 본거지였습니다.
지난 48년 스탈린이 베를린을 봉쇄됐을 땐, 서방 연합군이 시민에게 식량과 연료를 나눠주는 '베를린 공수 작전'의 중심지였습니다.
독일 현대사의 영욕을 함께 한 이 '템펠호프' 공항이 85년 만에 폐쇄됐습니다.
이용객 감소와 만성 적자가 이유라지만, 시민들에겐 아쉬운 일입니다.
<인터뷰> 베를린 시민 : "어렸을 때 비행기에서 떨어지는 초콜릿을 기다렸습니다. 제가 비행기를 처음 타 본 곳도 여기 템펠호프 공항이었습니다."
폐쇄된 공항 부지에 대해선 역사적 유물로 보존해야 한다는 입장과 재개발의 주장이 맞서있습니다.
오는 2011년 베를린 남동부엔 새 국제공항이 문을 열게 됩니다.
베를린에서 KBS 뉴스 최재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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