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할린 동포, 63년 만에 고국 품으로

입력 2008.11.06 (23:20)

수정 2008.11.07 (07:03)

<앵커 멘트>

일제 강점기, 사할린으로 강제 징용된 동포 2세대가 광복 63년 만에 처음으로 고국에 보금자리를 마련했습니다.

러시아에서 태어나고 자라 모든 게 낯설지만, 꿈에 그리던 고국 땅을 밟게 돼 한없이 기쁘기만 합니다.

김선영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사할린에 강제로 끌려가 일본의 군수 물자 생산에 동원된 동포는 15만여 명.

해방 뒤에도 돌아오지 못한 이들은 반세기가 지나서야 꿈에 그리던 고국 땅을 밟을 수 있었습니다.

러시아 국적을 가져 영주 귀국이 불가능했던 사할린 동포 2세대들.

올해부터 정부가 동포 1세대와 결혼한 2세대에 한해 영주 귀국을 허용함에 따라, 30쌍의 부부가 충북 청원군에 보금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사할린 동포인 신창기 씨 부부.

평생 단 한 번도 와보지 못했던 고국이지만, 할아버지가 밤마다 친필로 쓴 조선 역사 기록을 보며 고국에 대한 애정을 키웠습니다.

<인터뷰> 신창기(사할린 동포):"(할아버지께서) 밤에 컴컴한데 추운데 이걸 쓰셨어요.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그렇게 한국에 가고 싶어하셨는데 못 가서 제일... (가슴이 아파요)"

60여 년 만에 어렵사리 고국의 품에 안긴 사할린 동포들.

그러나 자녀는 정착 대상에서 제외돼 생이별을 했습니다.

<인터뷰> 전옥년(사할린 동포):"(아이들에게서) 하루 걸러 전화가 옵니다. 엄마 아빠가 어디서 먹나, 뭐 하나 하고..."

현재 사할린에 거주하는 한국계 동포는 3만여 명에 이릅니다.

그러나 2-3세대의 영주 귀국 내용을 담은 사할린 한인 동포 지원 특별법은 예산과 외교 문제 등을 이유로 지난 국회에서 폐기된 뒤, 아직 상정조차 되지 못한 상황입니다.

KBS 뉴스 김선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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