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직접 대화로 국면 돌파

입력 2008.11.19 (07:07)

수정 2008.11.19 (07:11)

[김기춘 해설위원]

남북 화해와 협력의 상징인 금강산 관광이 어제로 10주년을 맞았습니다. 그동안 195만 6천 명의 관광객이 금강산을 찾았습니다.
이산가족들에게 금강산은 꿈에도 그리던 혈육을 만나는 장소였습니다. 뱃길로 시작됐지만 육로가 개통되고 올해는 승용차 관광도 열렸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금강산 관광은 수차례 중단되는 고비를 넘겼습니다.
관광 개시 7개월 만에 관광객 억류사건으로 40여 일간 관광이 중단됐고, 2002년 9월에는 태풍으로 10여 일 중단됐습니다.
이듬해 4월에는 중증호흡기증후군 ‘사스’ 전파를 우려해 60여 일, 8월에는 현대 정몽헌 회장의 자살로 1주일간 관광이 중단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지난 7월 11일 북한군의 관광객 피살사건으로 중단된 뒤 4개월이 넘어도 재개될 기미가 없습니다.
남측은 피살사건의 진상조사와 재발방지대책을 요구하고 있고, 북측은 책임소재는 남측에 있다며 여전히 냉담합니다. 관광 중단으로 남·북한의 유무형 손실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현대 아산 등 남측 기업들의 경제적 손실규모가 벌써 천억 원을 넘겼다는 분석입니다. 북측도 관광대가 등으로 연말까지는 150억에서 200억 원의 손실이 예상됩니다. 무형의 손실이 더 크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이산가족 상봉 등 10년 동안의 신뢰로 이룩한 남북 화해와 협력의 무대가 한순간에 무너졌기 때문입니다. 북한은 육로 제한 차단과 직통전화 중단 등 동시다발적인 대남 강경조치에 이어 6·15와 10·4 선언을 부정하는 한 금강산 관광 재개는 없다고 못 박았습니다.
금강산 관광만 따로 떼어 내 풀지는 않겠다는 겁니다. 정경분리의 원칙 아래 시작됐지만 이제는 정치에 발목을 단단히 잡힌 형국입니다. 우리 정부는 진상조사를 내세우면서도 군 통신 장비 지원을 제의했고 북측 고성지역의 연탄 지원을 허용하는 등 유화적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남북대화 재개를 위한 여건을 조성하고 상황 악화를 막기 위한 것입니다.
북측은 아직 아무런 반응이 없습니다. 대북정책을 바꿔야 관광을 재개할 수 있다는 북측, 우선 대화부터 하자는 남측, 양측의 입장은 여전히 접점을 찾을 수 없습니다. 이 같은 경색국면 돌파를 위해 군 통신 장비 지원을 협의하는 실무회담이나 고위급 회담, 나아가서 특사 교환 등을 통한 직접 대화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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