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영화 감독” 노인들이 본 세상

입력 2008.11.19 (07:07)

<앵커 멘트>

65살이 넘은 어르신들이 직접 카메라를 들고 자신과 주변 사람들의 삶을 영화로 만들었습니다.

노인들의 눈으로 그려낸 영화속 세상. 어떤 풍경일까요

국내 첫 노인창작영화제에 김진우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고철을 힘겹게 끌고 있는 70대 할머니의 영상속에 나즈막한 또 한 할머니의 음성이 깔립니다.

폐품을 끊임없이 줍고 모으며 힘겨운 삶을 이어가고 있는 할머니, 그러나 제작자 할머니의 눈에 비친 영상 속의 할머니는 세상에 빚지지 않으려고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가는 당찬 고물상 사장님입니다.

이 18분짜리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든 사람은 작품 주인공보다 나이가 많은 올해 여든살의 조경자 할머니.

40년간 남대문시장에서 장사를 해 네 남매를 키운 뒤 일흔일곱의 나이에 카메라 조작과 편집 기술을 배워 어엿한 다큐멘터리 제작자가 됐습니다.

<인터뷰>조경자(80살) : “다큐멘터리를 다 찍을 수 있다는 거예요.그러니까 정신이 번쩍 들었어요.운명을 바꾸는느낌이 들어서 그냥 쫓아다녔어요”

이렇듯 늦은 나이에 영화를 만들기 시작한 어르신들의 작품 21편을 모은 창작영화제가 국내 처음으로 열렸습니다.

참여자의 평균 연령은 71살, 처음에는 어려움도 많았습니다.

<인터뷰> 최금철(영화 '재래시장' 제작) : “노인네니까 기억력이 없으니까 내일은 여기 가서 찍어야한다, 그걸 잊어먹고 넘어가고 마음 먹은대로 안돼요”

어른신들의 작품은 소박하지만 나름의 철학과 열정을 가지고 건강하게 살아가는 노년의 아름다움을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어르신들의 삶과 꿈이 펼쳐진 단편영화들은 옛 허리우드극장에서 무료로 상영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진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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