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고시원 화재…‘묻지마 방화’ 공포 불안

입력 2008.12.16 (20:24)

<앵커 멘트>

어젯밤 서울 시내 한 고시원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가 일어났습니다.

큰 피해는 없었지만, 최근의 참사를 기억하는 고시원 거주자들의 불안감은 좀처럼 가시지가 않습니다.

최문종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어젯밤 자정에 가까운 시간 31살 박 모씨가 자신의 고시원 방에 불을 질렀습니다.

보험 설계사로 일한 지난 6개월 동안 수입이 거의 없었던데다, 이성 문제까지 겹쳐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던 겁니다.

스프링클러가 즉시 작동하지 않았다면, 꼼짝없이 참사로 이어질 뻔했습니다.

<인터뷰> 고시원 거주자 : "창문있는 방이 어느방인지 모른다거나..그러면...꼼짝없이 질식사..아 끔찍하네요."

불만 났다 하면 대형 인명피해를 걱정해야 하는 고시원, 화재 안전과는 아직도 거리가 있습니다.

서울의 한 고시원.

좁은 복도가 미로처럼 이어집니다.

복도 폭은 겨우 90cm로 지난달 개정된 소방 지침보다 60cm나 모자랍니다.

지하층에만 스프링클러 설치의무가 돼있는 탓에 방화에 특히 취약합니다.

<녹취> 이향우(소방교) : "피난 동선 상에 있는 출구들은 상시 개방돼 있도록..."

또 다른 고시원은 복도 하나에 한 개 꼴로 있어야 하는 비상구가 없습니다.

최근 강화된 소방 지침을 고시원 측이 아직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녹취> 고시원 직원 : "일반적으로 고시원 같은 경우는 24시간 오픈하기 때문에 외부에서 오는 사람들에 취약한데..."

현재 고시원에 머물고 있는 사람은 서울에만 3만 여명.

지난 7월 경기도 용인에서 7명, 10월에는 서울 논현동에서 6명이 숨졌지만, 아직도 많은 고시원 이용자가 묻지마 방화 위험에 노출돼 있습니다.

KBS 뉴스 최문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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