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테러 당국, 미 대사관 백색가루로 ‘긴장’

입력 2008.12.25 (18:15)

주한 미국대사관에 정체불명의 백색가루가 담긴 편지가 배달되면서 대테러 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취임을 앞두고 미국의 해외 공관에 백색가루 편지가 잇따라 배달되고 있는 가운데 발생한 것이다.
경찰과 국가정보원 등 대테러 당국은 문제가 된 백색가루가 탄저균 같은 테러용 물질은 아닌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지만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의 1차 테스트에서 독성물질인 `리신'에 대해 양성.음성 반응이 번갈아 나옴에 따라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다.
대테러 당국은 일단 문제의 우편물이 미국의 다른 해외 공관에 배달된 `백색가루' 우편물과 같은 성격의 것으로 보고 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독일 베를린, 벨기에 브뤼셀, 덴마크 코펜하겐, 체코 프라하와 일본 도쿄 등 18개국에 있는 미국 대사관에도 최근 미 텍사스주 소인이 찍힌 백색가루 봉투가 배달된 바 있다.
이들 백색가루의 유해성이 공식적으로 확인된 곳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대테러 당국은 이번 일을 계기로 국제항공 우편물 유입 체계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에 들어간 것으로 25일 알려졌다.
아직 정확한 성분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독성물질로 의심할 수 있는 백색가루가 든 편지봉투가 국제 우편으로 미 대사관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과정에서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는 우편물을 이용한 테러에 우리나라가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는 대목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탄저균을 이용한 테러에서 자주 등장하는 백색가루 우편물은 9·11 테러 이후인 2002년 미국 등에서 기승을 부렸다가 사라졌지만,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을 앞두고 다시 고개를 들었다.
이 때문에 미국과 혈맹관계인 우리나라도 미리 대비했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경찰청 관계자는 "최근 인도 뭄바이 테러 사건 이후 관계 당국과 긴밀한 협조하에 테러 방지 능력을 점검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이번 사건도 자세히 분석해 향후 테러 대응력을 높이는데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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