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충전] 세밑, 산사에서 특별한 체험

입력 2008.12.26 (08:44)

<앵커 멘트>

연말이면 잘 안 쓰던 일기장을 꺼내서 뭔가 정리를 해야할 것 같은 느낌...

며칠 남지 않은 올해, 송년회로 바쁘게 떠나보내면 많이 아쉬울 것 같죠?

태의경 아나운서, 차분하게 한해를 마무리할 수 있는 곳 어디 있을까?

<리포트>

술잔 대신 마음을 건강하게 비우고, 활력충전 할 수 있는 곳이 있는데요.

바로 호젓하고 공기 좋은 산사에서 경험하는 산사체험입니다. 템플스테이라고도 하죠. 작년에 비해 무려 37%나 많은 참가자들이 산사체험을 했을 만큼,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데요. 복잡했던 일상에서 벗어나 명상을 하다보면 한해 피로가 다 사라지는 듯 하다고 합니다. 참된 나를 발견하는 연말 출가여행, 지금부터 함께 해 보시죠.

이른 새벽, 타종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경북 김천의 한 사찰입니다.

새벽산행에 오른 사람들, 힘든 것도 잠시.

수려한 경치를 벗 삼아 한 해 동안 지친 심신을 달랩니다.

참된 나를 찾아가는 과정을 종이위에 써보는 명상의 시간.

이렇게 자신을 조용히 돌아보다 보면 때론 설움이 밀려오기도 합니다.

<인터뷰> 홍승희(경기도 시흥시 월곶동): “여태껏 나를 위해서 하고 산 게 없구나 싶어요.”

수련의 마무리 과정은 깨달음의 꽃을 피운다는 의미로 연꽃을 만드는 것인데요. 캄캄한 방 안을 환히 밝힌 연등처럼, 어두웠던 마음도 환하게 밝아집니다.

<인터뷰> 전재희(대구시 동천동): “제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어서 좋고, 가족과 함께 뜻 깊고 의미 있는 자리에서 같이 한 해를 마무리할 수 있어서 정말 좋은 것 같아요.”

인천 강화의 한 사찰에선 좀 독특한 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사찰 앞의 눈 쌓인 연근밭을 산책하며, 각자의 마음을 수련하는 건데요. 수행의 효과를 높여줄 뿐 아니라 약용으로 쓰일 만큼 다양한 효능을 가진 연. 이 사찰 모든 요리에는 연이 빠지지 않습니다.

<인터뷰> 성원 스님(선원사): “연이 물을 맑게 해준다고 하지 않습니까. 우리 몸에 들어가면 몸도 맑게 해주고, 마음도 맑게 해주고, 그러다보니까 참선도 잘 하게 됩니다.”

연근을 넣어 만든 김치는, 우리 몸속의 나쁜 기운을 빼내주는 해독작용을 하고요.

두통과 불면증에 효과가 있는 연잎에 밥을 싸서 쪄 먹으면, 숙면을 도와주고 현대인의 각종 스트레스성 질환에 좋다고 합니다.

차 한 잔을 마셔도 정성을 다해 마십니다. 오감을 동원해 몸과 마음을 정화시키는 다도시간. 연근 차와 연근과자는 수련자들에게 평화로운 휴식을 선사합니다.

뜨끈한 한증막에선 몸속 노폐물은 물론, 한 해의 피로와 번민까지 사라지는데요. 1박2일부터 일주일, 기간에 따라 2만원에서 14만원까지 다양한 체험이 가능합니다.

<인터뷰> 문상영(인천시 선원면): “오늘 수련도 하고, 몸에 좋은 연요리도 많이 먹고, 찜질로 마무리까지
하니까 기분 정말 좋습니다.”

멀리 떠날 여유가 없다면 도심에서도 산사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이 사찰에선 탑 주위를 돌며 잃어버린 마음의 길을 찾을 수 있다는데요.

모두가 하나 되어 치는 종은 세상 모든 중생들에게 평화를 주고, 자신의 양심을 울린다는 의밉니다.

108배를 하며 염주를 만드는 것도 중요한 체험 중 하나입니다.

<인터뷰> 여여 스님(묘각사): “너희가 번뇌를 끊으려고 주워 모은 보리수열매를 하나씩 돌릴 때마다, 번뇌를 없애려고 노력해라..”

매일 겪는 108가지 번뇌를 씻어내는 절을 하고, 우주를 상징하는 염주를 정성스레 꿰어봅니다.

팔만사천 대장경의 일부를 적으며 절을 올리는 의식인 ‘사경’으로, 수련자들은 마지막 남은 욕심을 내려놓으며 한 해를 마무리합니다.

<인터뷰> 이석(서울시 상도동): “이런 사찰에 와서 사경하고 참선하는 시간동안, 제 마음이 차분하게 정리돼서 올 한 해도 마무리 잘될 것 같고, 새해에도 이런 차분한 마음으로 잘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나 자신과 마주앉아 조용히 돌아보며, 다가오는 새해를 희망차게 설계해 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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