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예로부터 우리 예술작품에 가장 많이 등장한 동물은 소가 아닐까 싶은데요,
오늘 문화와 사람에서는 소를 그리는 화가들과 예술작품 속의 소들을 박원기 기자가 소개해드립니다.
<리포트>
'음~메~' 청도 싸움소 치고받고..
힘과 힘이 부딪쳐 사방에 모래가 튀어 오릅니다.
잠시라도 긴장이 풀릴라 치면 어린아이 팔뚝만한 상대방 뿔은 사정없이 치고 듭니다.
10여년 동안 고집스레 소 싸움 장면만을 화폭에 담아온 작가!
생동감 넘치는 표현을 위해 가까이에서 보려다가 소뿔에 받힐 뻔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닙니다.
<인터뷰> 손만식 (화가) : "소가 주는 강인함, 우직함, 절대 변하지 않는, 끝까지 밀고 나가는 힘 등 그런 부분들이 소가 갖고 있는 특성."
예로부터 우리 예술 작품의 단골 소재였던 소!
목동을 태운 유유자적한 모습으로, 나쁜 기운을 막는 수호신으로, 강인하면서도 부지런하고, 또 여유로운 기질이 다양한 모습의 예술 작품으로 표현돼 왔습니다.
<인터뷰> 최병식 (미술평론가) : "황소가 갖고 있는 색채, 그리고 소의 인상...근면성과 힘을 상징한다는 측면에서 두가지가 동시에 많이 다뤄질 수 있는 소재가 되는 거죠."
이 작품 속의 소들은 어쩌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과 닮아 있습니다.
남몰래 누군가를 사랑하거나, 지나간 추억을 되새겨 보기도 하고, 어떨 땐 짓눌린 가장의 무거운 어깨가 느껴집니다.
이 그림 속 슬픈 소의 모습은 불의의 사고로 아들을 잃은 뒤 첫눈을 맞으며 슬픔에 잠겼던 작가 자신의 자화상이기도 합니다.
<인터뷰> 김동욱 (화가) : "언제까지 고통하고 좌절하고 아픔 속에 있을 수는 없기 때문에, 그런 아픔을, 저의 아픔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누구에게나 한 두 번 고통과 시련은 찾아 오는 법, 새해 출발은 무겁고 어둡더라도 작품 속 소들처럼 강인함과 성실함으로, 그 뿔처럼 우뚝 다시 서는 것이 소띠 해를 맞는 많은 사람의 소망일 것입니다.
KBS뉴스 박원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