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십자사 4백억대 예산 전용

입력 2009.01.05 (20:24)

<앵커 멘트>

혈액관련 사업에 쓰겠다며 혈액 수가를 대폭 인상했던 적십자사, 그런데 늘어난 수입의 상당 부분을 약속과는 다른 쪽에 변칙적으로 사용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송영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B형 간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최첨단 혈액 검사 장비입니다.

지난 2007년 적십자사는 이런 장비를 구입하겠다며 예산 백억 원을 확보했습니다.

하지만 실제 장비 구입은 없었습니다.

<녹취>적십자사 관계자: (2007년 이후 구입한 장비는 거의 없는 거예요?) "2007년 이후에는 구입이 된 게 아예 없죠"

헌혈홍보용 뱃지 구입에 쓰겠다던 46억원 역시 약속대로 쓰이지 않았습니다.

거액의 예산은 엉뚱하게도 인건비로 나갔습니다.

이렇게 적십자사가 혈액사업에 쓰겠다는 약속을 어긴 채 지난 2005년부터 변칙으로 쓴 예산은 모두 4백 65억원.

대부분 인건비였고 나머지도 운영비 등 당초 약속과는 다른 용도였습니다.

<녹취>박규은(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 혈액안전국장): "혈액 체계 개선 사업으로 인한 인력 보강도 있었고, 어려운 점이 많아서 혈액관리에 쓸 예산을 그런 부분에 썼습니다."

적십자 예산 가운데 적지않은 몫을 차지하는 혈액 수가는 전액 국민부담입니다.

그 혈액 수가가 지난 2005년부터 무려 세 배 가까이 올랐습니다.

하지만 왜 올리는 건지, 또 올린 혈액 수가로 무슨 일을 하는지에 대한 감시는 전무 하다시피 했습니다.

<인터뷰> 이애주(한나라당의원/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 " 충분한 검토 없이 혈액수가를 결정 고시하고, 집행 과정에서 관리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은 정부 기관의 잘못이 더 크다고 봅니다."

그런 적십자사가 올해는 물가상승에 따른 직원 수당인상 등을 대놓고 내세우며 혈액 수가를 또 올리겠다고 했습니다.

KBS 뉴스 송영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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