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그렇다면 주민등록이 말소된 사람들은 어떻게 지낼까요.
이들은 세상에 없는 유령처럼, 떠돌이 신세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이어서 우한울 기자입니다.
<리포트>
41살 김모 씨, 사업실패로 빚을 지고 집을 떠나 고시원 등을 전전한 지 5년째입니다.
지난해 결핵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부인이 자신의 주민등록을 말소시켰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설상가상으로 건강보험까지 자동소멸돼 김씨는 결핵치료를 제때 받지 못해 죽을 고비를 맞기도 했습니다.
<녹취> 김○○(주민등록 말소 가장) : "건강 문제가 있을 때 보험 안되는 문제가 있고... 여러가지 안좋은 점이 많죠."
주민등록이 말소된 사람은 법적으로는 소멸된 존재, 즉 유령인간이 됩니다.
제대로 된 일도, 금융거래도 할 수 없어 쪽방이나 쉼터를 전전하며 떠돌이 생활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몸과 마음은 갈수록 피폐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녹취> 홍○○(주민등록 말소자) : "어려워지면 월세를 빼서 고시원 들어갔다가 거기서 방세를 못내고 나면 거리로 나가는거죠."
이렇게 주민등록이 말소돼 사실상의 떠돌이, 노숙자 신세로 전락한 사람이 크게 늘고 있지만 정확한 실태파악조차 어려운 상황이어서 사회안전망은 전무하다시피 합니다.
<인터뷰> 구인회 서울대사회복지학과 교수 : "주민등록 말소인 경우에도 말소자인 개인에도 지원을 확대할 수 있는 법적인 행정적인 지원을 확대해서 주거지원을 취하는 것이 긴급합니다."
주민등록에서 사라진 사람들, 사회적 무관심과 당국의 방치 속에 한계상황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우한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