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과 소통하는 인디 밴드 ‘명과 암’

입력 2009.01.31 (21:47)

<앵커 멘트>
요즘 인디 음악들이 마니아들 뿐만 아니라 대중속으로 파고들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문화와 사람, 위재천 기자입니다.

<리포트>

어스름 짙어가는 금요일밤의 홍대. 젊음의 심장 소리가 하나둘 선율을 타고 터져나오기 시작합니다.

슈퍼스타는 아니지만 무대 위에서만큼은 모두가 세상의 주인공들입니다.

인디밴드 타바코 쥬스에게 특별한 밤이 시작됐습니다.

5년만에 첫 앨범을 낸, 꿈에 그리던 감격스러운 무대입니다.

<인터뷰> 권기욱(인디밴드 '타바코 쥬스' 보컬) : "아...이 맛에 음악을 하는구나. 그런 생각이 들어요 지금."

하지만 공연 뒤 남는 건 차디찬 현실.

새벽공연을 마친 기욱 씨가 찾은 곳은 연습실이 아닌 노동 인력소입니다.

음악에 청춘을 바친 지 10년이 다 되가지만 현실의 벽 앞에서 작아지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인터뷰> 권기욱(인디밴드 '타바코쥬스' 보컬) : "요즘 처럼 일 없을 땐 아르바이트라도 해야되는데 나이들었다고 그것도 안써줘요."

음악 자체를 포기할 뻔한 위기도 숱하게 찾아왔습니다.

<인터뷰>권용욱(인디밴드 '타바코 쥬스' 기타) : "공장에서 곡이 떠올라서 좀 위험하게 기계를 다루다 손가락이 잘라졌어요."

이들의 음악은 다른 많은 인디밴드들이 그랬듯, 언제 조용히 사라질지 모르는 일입니다.

읊조리듯 담담하게 현실을 노래하는 인디밴드 '장기하와 얼굴들'

두팔을 내젓는 독특한 안무까지 인터넷을 타고 큰 인기를 끌면서 손수 만든 싱글 앨범은 인디밴드로선 이례적으로 만 장이 넘게 팔려나갔습니다.

<인터뷰> 장기하(장기하와 얼굴들) : "자본에 기대지 않고 독립적인, 하고 싶은 음악을 할 수 있다는 거죠 저희는..."

가장 상업적인 광고마저 인디음악의 매력에 푹 빠졌습니다.

'홍대의 여신'이라 불리는 '요조'의 노래는 영화와 드라마,광고를 타고 흐르며 대중들의 감성을 단번에 사로잡았습니다.

<인터뷰> 전유진(인천 부평구 산곡동) : "신선하고 실력있고, 그래서 좋아요"

<인터뷰> 이병일(서울 화곡동) : "억지로내는 발성이 아니라 편안하게 다가오는 그런 면이 끌려요."

댄스와 발라드로 획일화된 우리네 가요 시장.

인디음악은 지친 대중들의 다양한 음악적 욕구를 채워주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헌식(문화평론가) : "상업성과 인기에 연연해하지 않고 대중과 끊임없이 소통하려는 것이 인디밴드의 정신이고 그것이 우리 음악을 다양하고 풍부하게 만드는 원천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 많은 인디밴드들은 저마다의 독창적인 음악 세계, 대중과의 소통 등을 꿈꾸며 희망을 불사르고 있습니다.

KBS 뉴스 위재천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KBS 뉴스 이미지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