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충전] 낭만 가득, 열차 타고 떠나는 ‘눈꽃여행’

입력 2009.02.06 (08:51)

수정 2009.02.06 (19:19)

<앵커 멘트>

입춘도 지나고 겨울이 오다가 그냥 지나간 듯해요. 눈구경 한 번 못하고 겨울 보내기 아쉬운 분들, 이번 주말 강원도로 떠나보시죠.

건조특보가 잦긴 했지만 간간이 내린 눈이 쌓여 아름다운 설경을 볼 수 있다고... 태의경 아나, 이번 겨울 마지막일 것 같은데눈 축제가 열리고 있다고?

태백산 눈 축제는 지난달 30일부터 시작됐는데요. 벌써 16년째 계속되고 있다고 합니다. 어느 정도 역사가 있는 만큼 축제도 내실이 있어진 것 같은데요.

눈꽃구경을 실컷 할 수 있는 건 기본이고요.

다양한 눈 조각품들도 눈을 뗄 수 없습니다.

눈썰매를 비롯한 다양한 체험거리도 풍성합니다. 뿐만 아니라, 기차를 타고 가면 또 다른 재미와 낭만을 만끽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새해 소망을 기원하는 민족의 영산(靈山)인 태백산으로 이번 겨울 마지막 눈 보러 함께 떠나 보시죠.

<리포트>

늦은 밤, 밤 열차를 타기 위해 삼삼오오 사람들이 모여 있습니다.

최근 강원도 지역의 관광지와 태백산 눈 축제를 연계한 눈꽃 열차 상품이 인기인데요.

<인터뷰> 오순녀(인천시 오류동) : “저희 오늘 열차 타고 눈꽃 보러 갑니다. 승용차는 손쉽게 많이 탈 수 있지만, 열차는 추억도 있고 낭만도 있는 것 같아서...”

잠잘 시간이지만, 기차 여행의 백미, 삶은 달걀과 개떡을 펼쳐놓고 이야기꽃을 피우다 보면 시간 가는 줄도 모릅니다.

<인터뷰> 최유숙(경기도 평택시 비전동) : “옛날에 소풍갈 때요? 그 때는 사이다와 달걀이 필수였잖아요. 얼마나 맛있었어, 그 때는... 옛날 생각 많이 나죠.”

무박 2일 일정의 여행이기 때문에 다들 설레는 마음을 잠깐 접어두고 눈을 붙이기 시작하는데요.

5시간 넘게 달려 이른 새벽, 해맞이 명소 정동진에 도착했습니다.

취재팀이 간 날은 안타깝게도 날씨가 흐려 해를 보지는 못했는데요.

구름 너머 숨어있는 해가 야속했지만, 그래서 더 기억에 남는 여행이 되는 것 같습니다.

<인터뷰> 이정훈(전남 여수시 중앙동) : “우리 조카들하고 해돋이 보러 왔는데, 날씨가 협조를 안 해 주네요. 여행이란 게 항상 좋잖아요. 비가 오면 비가 오는 대로 좋고, 날씨가 좋으면 좋은 대로 좋고... 비록 해돋이는 못 보더라도 정말 좋습니다.”

겨울 바다를 바라보고 있으면, 여행의 피곤함도 어느새 사라집니다.

이제 태백산으로 갈 차례인데요. 다시 기차에 오릅니다. 그런데 색다른 열차가 등장했죠?

겉모습부터 색다른 이 기차는 바로 동해의 명물인 바다 열차입니다.

강릉역까지 가는 동안 창밖으로 시원스레 펼쳐진 바다를 제대로 감상할 수 있도록 좌석을 독특하게 배치했습니다.

<인터뷰> 최명환(경기도 화성시 능동) : “창문이 넓고, 가면서 바다 구경을 할 수 있으니까 정말 좋은 것 같아요. 아주 환상적이고, 시인이 된 기분이에요.”

기관실이 투명한 벽으로 되어 있어 열차 운행하는 모습도 볼 수 있고요.

각 객실마다 설치된 모니터를 통해 기관실에서 보이는 바깥 풍경을 즐길 수도 있습니다.

사연과 노래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신청하면 열차 안에서 들을 수도 있다는데요.

<현장음> “7049님의 신청곡 조용필의 ‘꿈’ 노래 들려드립니다. 형님들과 동서와 함께 듣고 싶은 곡으로 신청하셨죠. 노래 들으면서 저희 열차 계속해서 만성호를 향하게 됩니다.”

오늘의 최종 목적지에 드디어 도착했습니다.

눈 축제가 한창인 강원도 태백인데요.

눈 덮인 경치가 장관인 태백산은 겨울에 꼭 가봐야 할 곳 가운데 하나로 꼽히죠.

오르는 내내 활짝 핀 눈꽃이 만든 환상적인 겨울 풍경은 사람들의 감탄을 자아냅니다.

<인터뷰> 윤정해(울산시 대송동) : “다른 세상 같아요. 전부 다 희고, (산에) 오면서 눈꽃송이가 아주 예뻐서 감탄 또 감탄했으니까요.”

시원하게 탁 트인 풍경을 보고, 드넓은 하얀 눈밭을 실컷 밟은 사람들... 하나, 둘씩 눈 축제장으로 발걸음을 옮겨 내려가는데요.

태백산 초입에 펼쳐진 주 행사장의 각종 얼음 조각과 눈 조각 작품 전시가 눈길을 끕니다.

눈 축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재미! 바로 얼음 미끄럼틀과 눈썰매인데요.

온통 눈밭인 이곳에선 비닐만 깔면 어디든 눈썰매장입니다.

온 가족이 함께 신나게 내려오는 모습이 정말 즐거워 보이는데요.

<인터뷰> 이경석(경기도 파주시 교하읍) : “아주 재미있습니다. 여기 그냥 있는 비닐 가지고 눈썰매 탔는데요. 온 가족이 재미있게, 하루를 즐겁게 보냈습니다. 긴장감 만점! 정말 신나요.”

이런 놀이는 어떨까요? 이른바 알까기 놀이를 얼음판 위에서 할 수도 있고요. 얼음 위에서 당구도 즐길 수 있습니다.

눈밭에서 한참을 즐겁게 놀다가 좀 출출해졌다 싶을 때, 불판에서 지글지글 구워지는 삼겹살은 어떨까요?

한 접시에 만 원이면 즉석에서 구워주는 김치 삼겹살을 맛볼 수 있는데요.

천 원만 더하면 화롯불에 구워진 고구마나 가래떡 등도 먹을 수 있습니다.

<인터뷰> 김명옥(경기도 평택시 서정동) : “직접 여기서 구워주는데, 숯불에 아주 맛있게 구워주네요. 오랜만에 나왔더니, 김치도 맛있고 고기도 맛있고 경치도 좋고... 아주 좋아요.”

태백산 눈 축제는 이번 주말까지 계속되는데요. 하얀 눈꽃에 기차의 낭만까지 더하여 이번 겨울 가기 전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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