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끝나지 않는 ‘풀세트 악몽’

입력 2009.02.10 (20:59)

현대건설 선수들의 눈가에는 이슬이 그렁그렁 맺혔다. 2시간10분간 혈전에서 도저히 졌다는 걸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현대건설은 10일 2008-2009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에서 선두 GS칼텍스에 2시간을 이겼다가 막판 10분을 버티지 못하고 패했다.
5세트에서 10-4로 크게 앞서다 뒤집혔고 3위를 굳힐 수 있는 좋은 찬스였기에 할말이 없을 법도 했다. 이날 패배는 단순한 1패 이상의 치명타라는 점도 선수들은 잘 알고 있었다.
풀세트 패배만 올해 벌써 여섯 번째. 11패(8승) 중 절반만 이겼어도 상위권에 포진했을 터이나 이날 패배로 다시 4위로 주저앉았다.
5세트 경기에서 내리 다섯 번을 패하다 7일 흥국생명을 3-2로 누르고 현대건설은 가파른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공수의 조화가 눈에 띄게 좋아졌고 이날은 흥국생명(88개)에 이어 2위(82개)를 달린 효과적인 서브를 앞세워 이날 GS칼텍스 사냥에 나섰다.
상대를 압도하는 강력한 서브는 아니었으나 강약과 완급을 조절한 현대건설의 서브 전략은 GS칼텍스 수비진을 교란시키기에 충분했다. 특히 2세트와 4세트에서 현대건설은 오아영과 윤혜숙의 서브로 결정적인 순간 7연속 득점, 5연속 득점에 성공하고 승기를 잡았다.
하지만 벤치와 선수들의 경험 부족이 5세트에 한꺼번에 드러나면서 다 잡았던 승리를 허공에 날렸다.
9-13에서 홍성진 감독은 한유미를 투입하려다 경기를 지연시켰다며 경고를 받고 1점을 GS칼텍스에 헌납했다. 흐름이 갑자기 꺾이면서 행운의 여신은 노련한 GS칼텍스쪽으로 미소 짓기 시작했다.
급기야 14-14에서는 염혜선의 서브 때 포지션을 이탈하는 아웃오브 포지션 반칙을 범해 다시 1점을 주면서 선수단 전체가 흔들렸다.
현대건설은 이후 공방전이 거듭될 때 이날 36득점이나 퍼부은 주포 아우리에게 해결사 노릇을 맡겼지만 막판 체력 저하로 상대 블로킹에 막히면서 고전했고 16-17에서 아우리의 왼쪽 강타가 코트를 완전히 벗어나면서 무릎을 꿇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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