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김 추기경, 인심 좋은 ‘혜화동 할아버지’

입력 2009.02.18 (07:21)

<앵커 멘트>

우리 사회의 불의에는 서릿발처럼 단호했던 고 김수환 추기경도 공식석상이 아닌 곳에서는 언제나 인심좋고 다정한 이웃집 할아버지의 모습으로 인간적 면모를 갖고 우리에게 다가왔습니다.

이준안 기자가 보도입니다.
<리포트>

천주교 최고의 성직자로서 근엄하게만 보이던 추기경이 대중가요를 부르는 모습은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1995년 열린 KBS <열린음악회>에서 처음 대중 가요를 함께 열창하는 김 추기경은 그래서 더 큰 환호를 받았습니다.

화낼줄 모르는 천진난만한 모습, 거절을 못했던 추기경은 늘 삶의 여유와 웃음을 통해 벽을 허물었습니다.

<녹취> 故 김 추기경 : "사실 축성식은 교구센터이니까 주교이신 정주교님이 하셔야 되는데, 하고 싶었지?...하하"

추기경이란 권위에 얽매이지 않았던 고인의 삶은 평범한 이웃과의 만남속에서 더욱 빛났습니다.

<녹취> 故 김 추기경 : "안녕하세요 여러분들도 안녕하세요...."

이웃집 할아버지 같은 인간적 매력은 사이버 소통시대에도 그대로 이어졌습니다.

지난 98년부터 3년간 이어진 이메일 대화에서 고인은 인심좋은 혜화동 할아버지로 통했습니다.

옹기장수집 막내 아들로 태어나 장삿꾼의 꿈을 키우며 평범한 삶을 바랐던 고 김수환 추기경, 비록 그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들은 떠받들고, 자신은 이 시대 최고의 바보라며 겸손하고 낮은 자의 삶을 실천한 우리의 성자였습니다.

KBS 뉴스 이준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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