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구, 현안 해결 ‘준비된 총재 강조’

입력 2009.02.26 (13:27)

수정 2009.02.26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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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한국야구위원회(KBO) 제17대 총재로 취임한 유영구(63) 총재는 오랜 기간 야구와 인연을 맺은 인사답게 산적한 현안을 비교적 정확히 꿰뚫고 있었다.
1990년 프로야구 LG 트윈스 고문, 2003년 KBO 고문과 서울 돔구장건립추진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낸 유 총재는 26일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여러 질문에 막힘없이 대답하고 '준비된 총재' 이미지를 심는 데 주력했다.

◇"8개 구단이 날 모셔왔다"

신상우 전 총재가 사퇴 의사를 밝힌 지난해 12월16일, KBO 이사간담회에서 후임 총재로 추대된 유 총재는 그러나 정치권이 개입하면서 스스로 한국 야구 수장직을 버렸다가 지난 9일 이사회에서 재추대됐다.
그 과정에서 8개 구단이 내민 '무보수 명예직' 조건을 수용했고 사실상 '면접'도 치러 KBO 총재로서 권위에 흠집이 생겼다는 여론도 적지 않았다.
이런 견해에 대해 유 총재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 "8개 구단 사장들이 나를 (총재로) 모셔온 것으로 생각한다. 대안도 없던 것으로 알고 있고, 그래서 더욱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유 총재는 "그간 총재를 '제왕절개'를 통해 뽑았다면 이번에는 '자연분만'으로 선출하려다 보니 시간도 오래 걸리고 진통도 많았다. 그러나 내가 총재가 됐다는 건 야구인 전체가 단결하고 협력해 자연분만에 성공했다는 뜻"이라며 KBO 총재의 권위는 흔들림이 없다고 자신 있게 설명했다.

◇WBC. 타이틀 스폰서.돔구장, 그리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시급한 현안으로 "1주일 앞으로 다가온 WBC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라고 밝힌 유 총재는 사무총장 등 새 집행부 선임은 그 이후로 미루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안을 차근차근 순서대로 풀어가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지난 9일 총재로 재추대된 이후 사실상 총재 임무를 수행해 왔기에 현안 파악은 마무리된 셈이다.
그는 "몇몇 기업과 타이틀 스폰서 협상 중이다. 대상 기업과 계약 기간 문제가 있어 보안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로야구의 젖줄인 대한야구협회와 관계 개선책도 마련했다. "강승규 대한야구협회장과 의사를 원활하게 소통했고 KBO의 의사가 반영된 인사 정책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며 야구협회 파행 인사가 원점으로 돌아갈 것임을 시사했다.
유 총재는 "돔구장은 결코 야구인만의 염원이 아니다. 고정관념을 깨 지방자치단체장을 설득하겠다"고 말했고 또 "오래전 지어진 지방구장 시설을 개선하려면 지방자치단체와 해당 구단 간 장기 임대 계약이 가능하도록 법령을 개정하면 구단들의 과감한 투자가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나 새로운 수익 모델을 어떻게 마련할지는 뚜렷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유 총재는 "만성 적자구조인 현 프로야구에서 꼭 대기업이 야구단을 운영해야 할 필요가 있는가. 중소기업이 성공적으로 운영하면 도리어 전화위복이 되고 9,10구단 창단 문제도 희망적으로 풀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해 야구판에 뛰어든 히어로즈가 메인 스폰서도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현실에 대해선 구체적인 언급이 없었다.
취임 기자회견에서 '준비된 총재'라는 이미지 심기에 주력한 유영구 총재가 8개 구단에 끌려 다니지 않고 한국 야구 수장으로서 큰 뜻을 펼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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