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 물 먹고 낙엽 덮으며 ‘추위와 사투’

입력 2009.02.27 (22:14)

<앵커 멘트>

설악산에서 조난 당한 등산객 2명이 사흘 만에 구조됐습니다.
계곡 물을 마시고, 낙엽을 덮고 자면서 배고픔과 추위를 이겨냈습니다.
이영일 기자입니다.

<리포트>

조난 사흘만에 구조된 47살 이모씨가 국립공원 구조대원들의 보호를 받으며 힘겹게 산을 내려오고 있습니다.

안도의 한숨속에 구조대원이 건네준 뜨거운 물 한컵으로 탈진상태의 몸을 녹입니다.

<녹취>구조대 : "뜨거우니까 조심해서 드세요."

사흘전 조난당한 등산객 이씨와 박씨가 발견된 시각은 오늘 오전 11시 20분쯤입니다.

이씨는 설악산 작은 황새골에서 48살 박씨는 조금떨어진 문바위골에서 완전히 지친 상태로 발견됐습니다.

<인터뷰>이길봉(국립공원 설악산 관리사무소) : "발견했을때 건강에는 큰 이상이 없어 보였고 말도 하고 그랬다."

이틀전 비상식량이 떨어진 이들은 계곡의 물을 마시며, 애타게 구조를 기다렸습니다.

<인터뷰>이 모씨(조난자) : "불을 피우기도 하고, 계속 걷고 움직였다."

이들은 새벽에 마른 낙엽을 덥고 자면서, 매서운 추위를 이겨냈습니다.

하지만,이들은 전문산악인도 꺼려하는 험난한 산행을 하면서, 지도나 침낭,비상식량 등 충분한 준비를 하지 않아 자칫 인명사고를 부를 뻔했습니다.

설악산에서는 지난해 7명이 산행을 하다 숨지는 등 최근 4년동안 16명이 사고로 숨졌습니다.

KBS 뉴스 이영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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