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불황에도 줄지 않는 게 사교육비라지만, 살림이 팍팍한 저소득층은 이마저도 줄여야 합니다.
있는 사람은 더 받고 없는 사람은 덜 받고.
사교육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습니다.
심인보 기자입니다.
<리포트>
무료로 초등학생들을 돌봐주고 공부도 가르쳐 주는 지역아동센터입니다.
기초생활수급자나 한부모 가정, 생계형 맞벌이 가정의 자녀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최근 자녀를 보내려는 부모들의 상담이 부쩍 늘었습니다.
<인터뷰> 최정희(지역아동센터 교사) : "줄일 수 있는 게 일단 학원비니까 그런 부분을 허심탄회하게 말씀하시는데, 아이한테는 그렇게 까지는 얘기 못하고..."
반면 서울 강남에서는 학원을 몇 군데씩 다니는 초등학생들을 쉽게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인터뷰> 초등학생 : "(학원 몇 개 다녀요?) 5개요."
이같은 현상은 통계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통계청 조사결과 지난해 돈이 없어 사교육을 아예 받지 않는 학생은 17만명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사교육비를 한 달에 40만 원 이상 쓰는 학생은 20만 5천명이나 늘어나 사교육비의 양극화가 심해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특히 월소득이 700만 원 이상인 고소득층은 100만 원 이하 소득층보다 자녀 1명당 사교육비를 9배 가량이나 더 썼습니다.
문제는 소득에 따른 사교육비의 격차가 그대로 학력의 격차로 이어진다는 것입니다.
성적이 좋은 학생들이 사교육을 받는 비율이 높았고 사교육 비도 더 많이 쓰고 있습니다.
<인터뷰> 정병오(좋은교사운동 대표) : "사교육에 의한 양극화가 심해질 경우에는 오히려 교육이 소득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기제로 작용할까봐 우려가 됩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전체 사교육비는 20조 9천억 원으로, 1년 전보다 4.3% 늘었습니다.
KBS 뉴스 심인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