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습지, 철새 수천 마리 떼죽음

입력 2009.03.12 (22:11)

<앵커 멘트>
철새 도래지로 유명한 인천의 한 습지에서 최근 철새 수천 마리가 떼죽음을 당했습니다. 누구의 책임인지 송명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매년 수만 마리의 철새들이 쉬어가는 인천 송도 습지.

갈대숲을 헤치고 들어가자 죽은 새들이 널려있습니다.

2시간 동안 수거한 철새 사체만 백여 마리.

<인터뷰> 환경단체 관계자 : "3-4일에 한번 씩 나와보면 수십마리씩 많게는 수백마리씩 죽어있어서 자루로 수거합니다. 새들이 너무 많아 죽어요."

철새들이 죽어나가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0월부터, 무려 3천 마리가 넘습니다.

철새들이 떼죽음 당한 갈대숲의 흙은 심한 악취를 풍기고 이렇게 시커멓게 썩어있습니다.

토양 오염으로 인한 사고로 추정되고 있지만 습지 관리자인 인천시는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강의구(인천시 자연환경팀장) : "정확한 분석은 아니예요.독소가 어디서 생성됐는지는 원인 파악이 안돼요."

환경단체는 인근의 하수처리장을 의심합니다.

습지 상류의 하수구에서 시커먼 물이 쏟아집니다.

이 물은 습지 전체로 흘러들어갑니다. 하수처리장 측은 환경 기준을 지키고 있다지만 철새 폐사 원인과 무관하다고는 이야기하지 못합니다.

<녹취> 하수처리장 직원 : "완벽하게 처리는 못하는 거죠. 법 기준에는 맞지만 저희들이 오염을 안 시킬만큼 깨끗하게는 처리하지는 못하는 거죠."

원인도 드러나지 않고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가운데 철새들이 즐겨찾던 송도 습지는 철새들의 무덤이 돼버렸습니다.

KBS 뉴스 송명훈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KBS 뉴스 이미지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