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터리’ 농촌 지원사업, 세금만 낭비

입력 2009.03.13 (07:13)

<앵커 멘트>

정부가 어려운 농촌을 지원하기 위해 경유 보일러 설치와 공동 집하장 건설에 예산을 지원하고 있는데요, 비싼 기름 값 때문에 대부분 가동을 하지 않고 방치돼 있어 연간 수백억 원의 소중한 세금이 낭비되고 있습니다.

임재성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충북 진천의 한 시설하우스입니다.

정부 지원으로 1,300만 원짜리 보일러 2 대가 설치돼 있지만 가동을 멈췄습니다.

비싼 기름 값이 부담돼 겨울농사를 포기했기 때문입니다.

아예 길거리에 방치된 경유 보일러도 있습니다.

<녹취> 화훼 재배 농민: "면세유 가격은 비싸지는데 경유 보일러를 보조사업으로 주면 실질적으로 땔 사람이 없잖아요."

이처럼 지원을 받고도 놀고 있는 경유 보일러가 이 화훼단지에서만 80%에 이릅니다.

정부가 올해만 260억 원, 오는 2013년까지 4,500억 원이나 투입하는 농가 지원사업이지만 정작 농가에는 도움이 되지 못한 채 세금만 낭비하고 있는 것입니다.

<녹취> 담당공무원: "전기보일러 설치하려면 (비용이) 많이 들어가요. 이 단가(예산)로는 택도 없어요."

1억 원이 넘는 세금이 투입된 이 공동 집하장 역시 농민들에게는 무용지물입니다.

작물 재배단지와 집하장 간 거리가 너무 멀어 이용이 불편하기 때문입니다.

충북지역의 경우 전체 1,500여 개 가운데 30% 이상이 이처럼 방치되고 있지만, 해마다 30억 원이나 투입되고 있습니다.

<녹취> 농민: "매매한 데도 있고 창고처럼 쓰인 데도 있고,별 경우가 다있어요."

농촌 현실을 무시한 엉터리 정부 지원정책이 소중한 세금만 낭비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임재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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