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 감염인 ‘체계적 관리 시급’

입력 2009.03.13 (20:48)

<앵커 멘트>

국내 에이즈 감염인 수가 해마다 늘고 있지만, 체계적인 치료와 상담은 잘 되지 않고 있습니다.

제2, 제3의 피해를 막기 위한 대책이 시급합니다.

모은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이번에 붙잡힌 전 씨는 에이즈 처방약을 꾸준히 복용해 왔다고 합니다.

따라서 전씨와 성관계를 가졌던 여성들이 HIV에 감염됐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게 보건 당국의 판단입니다.

<녹취> 유병희(질병관리본부 팀장): "감염자가 건전한 성행위 시 감염될 수 있는 확률은 천분의 일, 혹은 500분의 1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전 씨가 지난 몇 년 동안 누구와 어떤 방식으로 성관계를 했는 지 본인 외에는 아무도 모른다는 겁니다.

현행법은 관할 지자체장이 에이즈 치료를 권고할 수 있을 뿐 성관계나 2차 감염 여부에 대한 조사는 사실상 할 수 없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HIV 감염인은 6120명.

실제로는 이보다 갑절 이상 많은 만3천 여 명이 감염됐을 것으로 세계보건기구는 추정합니다.

에이즈에 대한 막연한 공포와 주위의 시선이 두려워 검사 자체를 회피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유은주(대한에이즈예방협회 부장):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검사도 못 하시고 압박감 속에서 힘들어만 하시는 것을 저희가 상담에서 보게 됩니다."

굉장히 안타까운 일이라 생각합니다.

체계적인 관리가 가장 필요한 시점은 감염 사실을 처음 알았을 때입니다.

충격으로 자포자기해 일탈 행위를 저지르거나 치료를 포기하기 쉽습니다.

<녹취> 이 모 씨(HIV 감염인): "맨 처음 양성 판정 받았을 때 가장 방황을 많이 하고 성관계 횟수가 가장 많아요. 두려운 거예요. 버림 받을까 봐서..."

정부가 에이즈 검진 사업 쪽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정작 감염인에 대한 지원은 미미한 수준.

음지로 숨어든 감염인들의 추가 피해를 막을 적극적인 치료와 상담이 필요합니다.

KBS 뉴스 모은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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