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개성공단은 볼모인가?

입력 2009.03.16 (07:12)

수정 2009.03.16 (10:29)

[김기춘 해설위원]

북한이 개성공단의 우리 국민을 사실상 볼모로 삼아 대남압박을 강화하고 있어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 9일에 이어 13일부터 어제까지 사흘간 또 통행을 차단했습니다.

외국인 근로자 4명과 혼사를 앞둔 우리 국민 2명만 귀환을 허용했습니다.

억류된 우리 국민은 모두 720여 명입니다. 귀환하고 싶어도 올 수 없는 처지입니다.

이번 귀환 지연 사태는 남북 간 합의의 중대한 위반입니다.

우리 정부가 육로 통행 재개를 촉구했지만 북한은 여전히 묵묵부답입니다.

대신 북한은 이명박 정부와는 어떤 대화도 무의미하며 무자비한 징벌로 결산하는 것이 확고한 입장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남한을 협박하는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북한의 행태에 심한 배신감을 느낍니다.

그동안 남북이 쌓아온 신뢰는 온데간데없습니다.

우리 국민에 대한 안전보장 합의서도 무용지물입니다.

개성공단 활동을 보장해오던 북한이 앞으로는 공단도 문을 닫겠다는 것인지 그 저의를 알 수 없습니다.

통행 차단은 개성공단의 정상적인 기업 활동을 불가능하게 만듭니다.

최악의 경우 기업의 투자 재산도 보장할 수 없게 됩니다.

이럴 경우 어느 누구도 대북 투자를 하지 않게 될 것입니다.

이번 통행 차단 조치로 개성공단의 우리 국민은 볼모와 다름없습니다.

국민을 볼모로 우리 정부를 굴복시키겠다는 북한의 시도는 무모하기 짝이 없습니다.

무고한 사람을 볼모로 잡는 것은 반인륜적 범죄행위이기 때문입니다.

국제사회의 온갖 비난이 쏟아질 것이 분명합니다. 북한의 이런 행태에 우리 국민은 화가 나 있습니다.

북한 주민에게 인도적 지원을 아끼지 않던 우리의 마음까지 닫게 하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는 북한의 협박에도 굴복하지 않는 단호한 태도를 보여야 합니다.

물론 북한을 설득하고 압박하는 노력도 반드시 필요합니다.

개성공단에 발이 묶인 사람들에 대해서는 우리 정부가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킨다는 원칙을 보여줘야 합니다.

국가가 진정으로 단 한 명의 생명도 소중히 지켜줄 때 국민은 국가를 믿고 국가가 위기에 처할 때 기꺼이 몸까지 던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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