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철새 도래지 ‘장항습지’ 수몰 위험

입력 2009.03.16 (07:12)

<앵커 멘트>

한강 하류의 최대 철새 도래지인 장항 습지가 사라질 위험에 놓였습니다.

경기도가 습지 아래쪽에 수중보를 세우겠다고 나섰기 때문입니다.

용태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한강 하류 군사보호지역 안에 자리 잡은 장항 습지입니다.

자연 그대로 보존된 데다가 수도권에서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종을 쉽게 관찰할 수 있어서 그 가치가 더 큽니다.

천연기념물 재두루미가 한가롭게 쉬고 있습니다.

철새인 큰기러기가 떼를 지어 날고, 대낮에도 고라니가 돌아다닐 만큼 야생동물의 천국입니다.

갯물이 넘나드는 습지에는 버드나무 최대 군락지가 형성돼 있습니다.

버드나무와 공생하는 말똥게도 쉽게 관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습지가 물에 잠길 위험에 놓였습니다.

경기도가 습지 위에 있는 수중보를 아래로 옮기겠다고 나섰기 때문입니다.

이럴 경우 한강 수위가 2.6미터로 높아져서 습지의 60% 이상이 물에 잠기게 됩니다.

경기도는 파주 쪽에 화물터미널을 만들어서 배가 다니게 할 계획입니다.

<인터뷰> 경기도(건설본부 하천 담당) : "고양시나 파주쪽으로 주운(화물선박 이동)이 가능하게 하면, 보다 경인운하를 효과적으로 활용하지 않겠느냐..."

하지만, 이럴 경우 지금까지 민물과 바닷물이 교차하면서 만들어진 장항 습지의 독특한 생태계가 무너지게 됩니다.

<인터뷰> 염형철(서울환경운동연합 처장) : "민물호수로 바뀌는 것이기 때문에 그만큼 생물종이 단순화되고 밀도도 낮아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수도권의 최대 철새도래지의 생태계를 파괴하는 매우 심각한 문제다."

장항 습지는 현재 환경부가 지정한 습지보호지역입니다.

환경부는 내년에 여기에 습지 생태공원을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아래쪽에 수중보가 만들어지면 습지공원이 아니라 수중 공원으로 변하게 됩니다.

KBS 뉴스 용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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