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뉴스] 나눔의 향·사랑의 맛 ‘착한 커피’ 마셔요

입력 2009.04.01 (09:43)

<앵커 멘트>

무심코 사먹던 달콤한 초콜릿, 알고보니 아프리카 어린이들의 노동 착취의 결과물이라면, 사먹는 게 꺼려지겠죠.

네. 그래서 요즘엔 인권이나 환경까지 생각하는, 윤리적 소비, 착한 소비가 늘고 있다는데요, 태의경 아나운서, 커피도 ‘착한 커피’가 인기라죠?

<리포트>

네. 앞서 초콜릿 말씀했듯, 커피도 우리가 보통 4,5천 원의 비싼 값을 주고 마시지만, 정작 생산자에게 돌아가는 수익 비율은 단 1% 밖에 안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요즘, 생산자에게 정당한 몫을 주고 들여온 커피를 파는 이른바 ‘공정무역 카페’가 주목받고 있는데요, 커피 한잔을 마셔도 의미 있게 마실 수 있는 착한 카페들, 소개합니다.

서울의 한 커피 전문점입니다.

커피콩으로 그려놓은 세계지도가 눈길을 끄는데요, 네팔, 페루에서 들여온 신선한 유기농 커피만을 내기 때문에, 일부러들 찾아오는 곳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꼭 맛 때문만은 아니고요, 커피 한잔도 의미 있게 마실 수 있는, 일명 ‘아름다운 커피’를 마시고 싶어서라고 해요.

<인터뷰> 한수정 (커피 전문점 관계자) : “우리가 마시는 커피 한 잔 값에서 농부에게 돌아가는 비율은 1%에 지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아름다운 커피는, 공정무역이라는 거래방식을 통해 커피를 직거래로 수입해 생산자에게도 정당한 몫을 주고, 구매자들에게도 정직한 가격으로 공급하는 커피입니다.”

공정무역으로 서너 배나 비싼 값에 들여오지만, 손님들에게 받는 커피 값은, 2천 원부터, 비싸봐야 3천 원 수준입니다.

착한 소비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매출이 매년 세 배씩 늘고 있다고 해요.

<인터뷰> 홍정은 (서울시 상암동) : “물론 나의 이익만을 위해서 더 싼 곳을 찾아갈 수도 있지만, 이왕 쓰는 돈인데 돈이 정말 가치 있게 쓰이는 곳을 찾아서 소비할 수 있다면, 그런 곳을 찾아가는 게 더 좋은 것 같아요.”

매출금도 10%는 다시 네팔과 페루로 보내, 커피 농부들과 자녀들까지 돕는다고 하니까, 착한 소비에 여러분도 한번 동참해 보시죠.

이곳에선, 남이 마실 커피를 미리 계산해 두는 깜짝 선물을 할 수도 있는데요, 이밖에도 아름다운 커피는 전국 100여개 카페와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서도 맛볼 수 있다고 합니다.

또 다른 공정무역 카페입니다.

이곳 역시 동티모르에서 커피를 사오고, 수익금으론, 동티모르 지역발전을 돕고 있어 착한 카페로 불리는데요.

착한 이유, 한 가지 더 있습니다. 실업자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 주는 데도 힘쓰고 있습니다.

카페 안에 전문 교육장까지 만들어 놓고, 커피 전문가 교육이 한창인데요, 원두 선택부터, 커피 제조에 이르기까지 모든 실전 기술들을 보다 저렴하게 배울 수 있다고 합니다.

<인터뷰> 신명희 (커피 전문가 교육 강사) : “누구나 다 배울 수 있고, 수강료의 50% 할인 혜택을 드리는 분들이 있는데, 해당되는 분들은 여성가장이나 비행청소년, 장기실업자 같은 분들이고, 간단한 서류만 떼어 오면 할인이 가능합니다.”

수강료 역시 동티모르를 돕는데 쓰인다고 합니다. 기술도 배우고, 남도 도울 수 있어서 뿌듯하겠죠.

<인터뷰> 이아름 (경기도 평택시 동삭동) : “솔직히 저는 제 3세계 국가에 대해 잘 몰랐거든요. 그런데 커피 전문가 교육을 통해 알게 되었고, 단순히 내가 커피를 마시고 즐기면서 도울 수 있다는 게, 쉽게 도울 수 있는 방법이라서 참 좋은 것 같아요.”

착한 소비를 할 수 있는 카페, 또 있습니다.

동네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이곳은, 일명 정신건강 카페인데요, 손님들이 맛있게 즐기는 이 커피, 정신 장애인들과 자원 봉사자들이 함께 만들어내는 커피입니다.

<인터뷰> 배은경 (정신 건강센터 소장) : “(정신 건강센터에서) 오랫동안 치료를 받아온 분들이 있는데, 자체적으로 재활 훈련도 할 겸 주민들을 위한 공간을 만들어 보자 해서 정신 건강카페를 만들게 됐습니다.”

모두 정식으로 커피 전문가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솜씨도 전문가 못지않습니다.

그래도 처음엔 일반인들의 편견이 있지 않을까 염려했지만, 오히려 기대 이상의 호응을 얻고 있다고 합니다.

<인터뷰> 김명미 (서울시 도봉동) : “솔직히 저희가 일반 커피점에 가서 보는 직원들하고 구분이 안 돼요. 편견 없이 오면,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는 동네 커피점인 것 같습니다.”

커피 값도 천 원, 2천 원 정도로 저렴한데요, 이 수익금 역시 정신 장애인들의 직업 재활훈련 사업에 쓰이기 때문에, 후원함에 넣고 싶은 금액만큼 넣으면 된다고 합니다.

흔히 마시는 커피 한잔, 물론 맛과 향도 중요하겠지만, 이제 사회적 가치까지 따져보는 것도 바람직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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