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충전] 싱그러움 가득한 야생 차밭으로

입력 2009.04.24 (09:09)

<앵커 멘트>

일을 하다가 스트레스가 쌓여서 잠깐 쉴 때 차 한 잔 마시면 머리와 가슴이 맑아지는 것 같잖아요.

네. 우리 전통 차는 커피와는 또 다르게 천천히 음미하면서 명상하듯이 마시게 되는데요. 태의경 아나운서! 향긋한 차 향기 속에서 편안함을 누릴 수 있는 곳이 있다고요?

<리포트>

네. 지금 전남 순천에 가면 우리의 전통 차 문화와 청명한 자연을 함께 느낄 수 있습니다. 사실 ‘차’ 하면 보성을 많이 떠올리시잖아요.

그런데 오늘 소개해 드리는 순천에서는 예쁘게 손질하고 가꿔서 키워낸 재배차밭이 아니라, 볼품은 없지만 자연적으로 드문드문 자라나 더욱 진한 향을 가지는 야생차밭을 만날 수 있습니다.

요즘 이 야생차밭에서는 초록의 새 순이 막 올라오기 시작했다는데요. 차와 함께 즐기는 다양한 체험거리들, 지금부터 소개합니다.

전국적인 야생차 주산지로 유명한 순천의 조계산 자락입니다.

야생차밭 사이를 다니다 보면 풋풋한 차의 향기가 코끝을 스치며 마음까지 맑게 하는데요.

<인터뷰> 최치현(서울시 성산동): “공기가 정말 맑고 좋아요. 새싹들 나는 색깔 보세요. 아주 좋아요.”

이곳은 비료나 퇴비를 주지 않기 때문에 깔끔하거나 예쁘지는 않지만, 질 좋은 차가 길러진다 합니다.

<인터뷰> 김광수(야생차 재배자): “야생 찻잎은 인위적으로 재배를 하지 않아서 찻잎을 딸 수 있는 시기가 한정되어 있습니다. 보통 봄에 아주 어린잎을 채취할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재배 차와는 또 다른 맛이 있습니다. 향이 좀 깊고 강한 맛이 있습니다.”

찻잎을 딸 때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한데요.

뾰족한 새 순 하나에 이파리 두 개가 붙어 있는 ‘1창 2기’를 따야 맛이 좋다고 합니다.

좋은 차를 만들기 위해서는 묵은 잎이나 떡잎을 골라내는 작업부터 시작하는데요.

마냥 신기한 우리 아이들~ 찻잎을 고르다 말고, 코끝에 대어 향을 느껴봅니다.

<인터뷰> 최유진(초등학교 2학년): “아침에 일어났을 때 느껴지는 아침 향기가 나요.”

골라낸 찻잎은 뜨거운 무쇠 솥에서 구수한 향이 나도록 익혀주는데요.

‘덖음’이라고 불리는 이 과정에서는 차 맛과 향의 70% 이상이 좌우되기에 그야말로 정성으로 이루어집니다.

덖은 찻잎은 유효성분이 잘 우러날 수 있게끔 비비고 털어주는데요.

<현장음> “지금은 말 보다는 행동으로 해야 될 시기입니다.”

이 모든 과정을 3번 이상 거쳐야만 우리 전통차인 덖음차가 완성된다고 합니다.

<인터뷰> 전미경(서울시 성산동): “(평소에) 대접용으로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차를 내놓고는 했었는데, 이제는 이렇게 차를 만드는 과정이나 차의 의미 자체에 정성이 많이 들어가 있다는 걸 알아서… 차를 내놓을 때 정성을 다해서 집에 오는 손님들을 대접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정성으로 만들어진 찻잎. 어떻게 우려내 마시느냐도 중요한데요.

2~3명이 마실 경우에는 2g의 찻잎을 넣고 1~2분간 우려낸 뒤에 따뜻하게 데운 찻잔에 따라 마시면 부드럽고 은은한 차향을 음미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 최유진(초등학교 2학년): “눈으로 보고 코로 향기를 맡고 입으로 맛을 느낀다. 쓴맛과 단맛을 느낄 수 있었어요.”

우리 아이들, 굉장히 차분하게 잘 따라하죠?

<인터뷰> 이다정(초등학교 4학년): “집에서나 다른데서는 만날 뛰어놀아서 말괄량이라는 소리를 많이 들었는데, 이렇게 얌전하게 예절을 배우다 보니까 좀 색다른 느낌이 들어요. 오늘 하루 동안은 옛날에 얌전하게 글공부만 하던 선비가 되었던 것 같아요.”

녹차를 이용해 다양한 음식을 만들어 볼 수 있는데요.

찹쌀가루를 둥글게 빚은 뒤 살짝 데쳐서 고물을 입혀주면 경단이 완성되고요.

각종 곡물가루와 녹차가루, 꿀을 섞은 반죽을 틀에 눌러 담아내면 차와 함께 먹을 수 있는 멋진 전통 다식이 완성됩니다.

순천시에서 운영하는 이 체험관에는 숙박시설도 따로 마련돼 있는데요.

온 가족 함께 고즈넉한 한옥에서 하룻밤 머물고 가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인터뷰> 신수진(광주시 신가동): “고풍스러운 한옥에서 제대로 배워가면서 차를 마시니까 맛과 향도 진하게 느낄 수 있고요. 몸과 마음도 더 맑아지는 것 같아요. 아이들도 밝아 보이고… 느낌이 정말 좋아요.”

그윽한 차의 향기 속에 몸과 마음이 편안해지는 체험 즐기러 이번 주말 한번 떠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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