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값 급등 속 ‘유통업체 폭리’ 농민 분노

입력 2009.04.24 (22:10)

<앵커 멘트>

요즘 채소값이 크게 올라 금값 대접을 받고 있지만 산지에서는 채소밭을 갈아엎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유통업체의 폭리 구조에 그 책임이 있습니다.
김시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 농민이 정성껏 키운 쑥갓들을 농기계로 갈아 엎고 있습니다.

<인터뷰> 양명석 : "쑥갓 재배 농민 혹시나 오를까 놓아두는데 결국은 이제 출하시기를 놓쳤고 출하해봤자 생산비 안돼, 포장지 값도 안돼..갈아 없을 수밖에 없어요."

상추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이 농가가 4킬로그램 짜리 한 박스에 받는 돈은 고작 1500원 정도.

아직 두 세 차례 더 수확할 수 있지만, 일찌감치 포기했습니다.

<인터뷰> 조규천(상추 재배 농민) : "상추 한 박스에 천 5백원이 시세에요. 한 박스가 4킬로에 인건비가 5천 원이 먹힙니다. 천 2, 3백원 받아서 인건비가 되겠습니까."

이처럼 생산량이 크게 늘면서 일부 채소값은 산지에선 폭락했지만 막상 소비자들에겐 딴세상 얘깁니다.

<인터뷰> 소비자 : "서민들은 야채를 많이 먹는데 야채값이 많이 올라서 뭐..한근 살거 한 3백 그램 정도만 사고 그래요."

실제 한 대형마트의 채소 판매가를 보면 쑥갓과 상추는 지난해보다 값이 조금 낮지만 얼갈이 배추는 오히려 올랐습니다.

산지보다 쑥갓은 9∼15배, 상추는 5∼13배, 얼갈이는 4∼7배나 더 비쌉니다.

가격 차이만 보면 유통업체가 엄청난 폭리를 취하고 있는 셈입니다.

하지만 대형마트에서는 그렇지 않다고 주장합니다.

<인터뷰> 이남곤(대형 마트 관계자) : "산지에서 들여온 뒤 씻고, 포장한 뒤 예냉처리하는 과정이 있고 직접 갖고 오는 것과는 일단 품질이 다릅니다."

또 산지와 미리 계약한 가격으로 채소를 공급받고 있어 산지 시세하고는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도 유통업체들은 영업비밀이라며 얼마에 구입해 오는지는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시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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