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의 날 기획] ‘무법천지’ 응급실

입력 2009.04.25 (21:56)

<앵커 멘트>

오늘이 법의 날입니다만 아직도 우리 사회 곳곳에 법의 힘이 미치지 못하는 곳이 있습니다.

하물며 생사를 다투는 병원 응급실에서 난동이 되풀이돼도 경찰은 그저 속수무책이라고 합니다. 이만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자정이 넘은 시각!

흥분한 40대 남자가 흉기를 들고 응급실로 난입합니다.

병원 관계자들에게 흉기를 휘두르고, 경찰도 속수무책으로 뒷걸음칩니다.

이를 말리던 여성 환자가 실신해 쓰러지고, 난동은 한 시간 가까이 계속됐습니다.

<녹취> 간호사: "갑자기 들어와서 흉기를 휘둘러서 저희도 경황이 없었고. 무척 당황했고, 겁도 났죠."

또 다른 40대 남성은 간호사들을 향해 의자를 집어던지고, 술에 취해 다짜고짜 드러눕는 것도 예삿일입니다.

청주의 한 종합병원 응급실에서 일어난 일로 지난 1년 동안 이병원에서 발생한 응급실 난동은 무려 600여 건.

거의 하루에 2번 꼴입니다.

<녹취> 간호사: "머리채를 잡는 사람도 있고요. 술 먹고 와서 의자를 던지는 사람도 있었고. 심지어 그 의자에 간호사가 맞기도 했어요."

응급실의 불청객들은 업무 방해죄로 고소해야 처벌할 수 있지만, 병원들은 후환이 두려워 엄두를 못 냅니다.

응급실 난동 사건이 잇따르면서, 일부 병원들은 자체적으로 안전요원을 고용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응급실 난동을 막기 위한 관련법 재개정은 아직도 국회에서 논의만 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영호(청주의료원장): "주취자 보호소라든지, 어떤 대책이 나와야 하지 않겠나..."

환자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1분 1초를 다투는 응급실이 불청객들의 난동에 떨고 있습니다.

KBS뉴스 이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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