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전 대통령 소환길

입력 2009.04.30 (12:53)

수정 2009.04.30 (17:09)

<앵커 멘트>

노무현 전 대통령이 오늘 아침 8시 봉하마을 사저를 떠나 현재 의전버스를 타고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법조출입 이영섭 기자 나와있습니다.

<리포트>

<질문> 당초에는 헬기로 이동하는 방법 거론됐다는 얘기가 있었는데요.

<답변> 그렇습니다. 당초 검찰은 조사시간이 상당히 부족할 것으로 예상돼 여러가지 방안 중에 헬기로 이동하는 방안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노 전 대통령측에서 다른 피의자들과의 형평성을 맞추고 특혜 등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또 헬기를 이용하면 변호인 등이 함께 이동하기 어려워 헬기는 선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검찰은 지난 일요일 문재인 변호사에게 오전 10시쯤 출석할 것을 통보했는데 노 전대통령측이 오늘 보신 것처럼 육로로 가는 방법을 택하면서 검찰청 도착시간이 오후 1시 30분으로 늦춰졌습니다.

<질문> 노 전 대통령이 서울로 올라오는 길에 휴게소를 들를 가능성도 있죠?

<답변> 휴게소에 들른다면 노 전 대통령 차량의 휴게소 도착 약 2시간 전부터 일반인의 출입을 막고 폴리스 라인을 설치해 일반인과 취재진의 접근을 막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실제로 5공비리 수사당시 전두환 전 대통령의 동생 전경환씨의 출두과정에서 한 시민이 뛰어들면서 불상사가 생긴적도 있기때문입니다.

지난 95년 전두환 전 대통령은 경남 합천에서 서울 안양교도소로 압송될 당시 취재차량 등과 뒤엉키면서 불상사 등에 대한 우려 때문에 중간 휴게소를 들르지 않아 화장실조차 가지 못한 일도 있습니다.

노 전대통령도 이런 이유로 외부 노출을 피하기 위해 차안에서 식사 등을 해결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질문> 오늘 노 전대통령에 대한 조사시간은 대략 몇시간 정도를 예상할 수 있을까요?

<답변> 김경한 법무부 장관이 그제(28일)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에 최대한 예의를 갖추고 품격 있는 검찰 수사를 당부했구요, 노 전대통령의 대검도착 시간은 오후 1시 30분으로 예정돼 있습니다.

청사에 도착하면 우선 관례대로 대검 사무국장이 현관에서 노 전 대통령을 안내하고요, 이어 이인규 중수부장 방에서 간단하게 차를 한잔 마시고 조사의 필요성 등에 대해 설명을 듣는 자리가 있을 예정입니다.

그리고는 곧바로 조사실에서 강도 높은 조사가 시작될 예정입니다. 따라서 저녁식사 시간 1시간을 빼면 자정전까지 쉬지 않고 조사를 하더라도 최장 9시간 정도가 될 것으로 보압니다.

만약 검찰이 노 전 대통령의 동의를 얻어 심야 조사를 하게되면 조사시간은 좀 더 길어질 수 있습니다.

<질문> 오늘 소환에 앞서 검찰이 노 전 대통령과 서면질의서를 주고 받았죠?

<답변> 검찰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시간을 최대한 단축하기 위해 지난 22일 노 전대통령에게 서면질의서를 발송했습니다.
노 전대통령은 지난 토요일 검찰이 보낸 서면질의서에 대해 이메일로 답변해왔습니다.
노 전대통령은 답변서에서 말할 수 있는 것만 말하겠다는 취지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져... 자신에게 불리한 것을 말하지 않아도 되는 피의자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뜻이라는게 대체적인 분석입니다.

총 답변서 16장 가운데 5장을 할애해 주장한 내용도 피의자로서 본인이 가진 권리를 충분히 보장해 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홍만표 대검수사기획관은 이와 관련해 노 전 대통령이 답변서에 구체적이지 않고 포괄적으로 답하는 형식을 취했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조사시간 확보에 애를 먹을 것 같다는 말도 했습니다.

<질문> 전직 대통령으로서 14년만에 검찰 소환조사를 받게된 이번 수사, 그동안의 과정은 어떻게 진행됐나요?

<답변> 이번수사는 지난해 7월 태광실업에 대한 세무조사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7월 30일부터 국세청은 태광실업에 대한 대대적인 세무조사에 착수했고 이 조사는 석달간 계속됐습니다.
국세청은 당시 조사를 통해 박연차 회장의 해외자금 규모와 돈거래 내역 상당부분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위기에 몰린 박회장은 당시 국세청의 세무조사와 검찰 고발을 막기 위해 백방으로 뛰었으며 이과정에서 현재 거론되고 있는 천신일 세중나모 여행사 회장과 이종찬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과 대책회의를 했다는 의혹도 불거져 나오게 됐습니다.
국세청이 세무조사 결과를 토대로 박회장을 검찰에 고발한 것이 지난해 11월 25일, 검찰도 이미 박회장의 비리를 내사하고 있었기 때문에 고발 이후 검찰 수사는 일사천리로 속도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검찰은 사건을 검찰총장이 직할하는 대검중수부에 맡겨 일찌감치 이번 사건이 큰 파란을 몰고 올 것임을 예고했습니다.
이어서 박연차 회장은 12월 12일 뇌물공여와 조세포탈 혐의로, 친형 노건평씨는 12월 4일 특경가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됐고 노 전대통령의 동문인 정화삼씨 형제도 구속됐습니다.
검찰은 이어 중수부에 이른바 특수통 검사들을 증원해 중수부 수사력을 보강하고 본격적인수사에 착수해 지난달부터 정관계 인사 6명을 줄줄이 구속하고 지난 7일 정상문 전 비서관을 체포하면서 수사의 종착점이 노 전대통령이라는 관측이 현실화 됐습니다.
세무조사부터 시작하면 9개월만에 검찰수사가 최종 종착지에 다다랐다 이렇게 설명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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