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 관리에만 수억…‘애물단지’ 세트장

입력 2009.05.06 (22:12)

수정 2009.05.06 (22:19)

<앵커 멘트>

관광객을 끌 거라던 드라마 세트장이 애물단지로 전락해 버렸습니다.

수십억원씩 쏟아 부었지만 찾는 사람이 없습니다. 홍석우 기자가 현장추적했습니다.

<리포트>

몇 년 전 인기를 끌었던 한 사극 세트장입니다.

지붕은 군데군데 무너져 있고 소품들은 망가진 채 방치돼있습니다.

지을 당시 12억 원을 들였던 전북 익산시는 이 세트장을 해체하기로 했습니다.

<녹취> 전북 익산시 관계자 : "세트장 활용이 전혀 안 되고 있었어요. 전남이나 인근 부여군에 대형 세트장이 있고 또 부안군에도 세트장이 있으니깐."

도비와 군비 40억 원이 들어간 인근 지자체의 세트장.

반짝 효과를 누리다 관광객이 줄자 10억 원을 더 들여 체험장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관광객은 드라마 종영 직후의 50분의 1수준에 불과합니다.

<녹취> 세트장 관계자 : "(주말엔 사람들이 좀 오나요?) 토.일요일 합쳐서 300~400명쯤 오죠. 초기엔 매일 수천 명씩 왔어요."

전라북도의 경우 9개 세트장 건립에 158억 원을 투입했지만 지난해 입장료 등 수입은 단 1억원, 반면 시설 유지보수엔 7억 5천만 원이 들어갔습니다.



세트장이 애물단지가 된 건 투자전망을 지나치게 낙관했기 때문. 이 지자체는 드라마세트장을 지을 경우

방영횟수당 시청자수에 홍보전단 비용을 곱하는 방식으로 시청률이 10%만 넘어도 수백억 원 대 홍보효과가 나온다고 계산했습니다.

<인터뷰> 이명준(전북 익산시 문화관광과장) : "세트장을 돈으로 환산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고요. 우리 지역의 정체성과 이미지를 높이는데 엄청난 효과를 거두었다고 생각이 됩니다."


안이한 투자의 결과는 처참했습니다.

8백억 원의 경제 효과를 기대하며 수원에 20여억 원을 들여 세트장을 지었던 경기관광공사, 철거 때까지 실제 수입은 입장료 700만 원에 불과했습니다.

<녹취> 경기관광공사 관계자(음성변조) : "너무 과욕이었던 건 사실입니다. 수원 화성 옆에 세우면 사람들이 많이 올 줄 알았는데..."

최근 5년 사이 전국에 들어선 대형 세트장은 20여 곳.

올해도 네댓 군데 지자체에서 각각 수십억 규모의 세트장 유치 계획을 내놓은 상태입니다.

현장추적 홍석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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