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공당의 모습 되찾아야

입력 2009.05.12 (07:05)

수정 2009.05.12 (07:06)

[정혜승 해설위원]

4.29 재보선 참패 이후 여당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계파간의 갈등이 선거가 끝난지 보름이 다 되도록 더욱 심각한 양상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당 지도부는 재보궐 선거 참패에 대한 원인 분석이나 책임규명에 무게를 두기 보다는 자리 내주기식으로 갈등을 봉합하려다 감정의 골만 깊어지게 됐습니다.

단합의 상징처럼 내세운 친 박계 김무성 의원의 원내대표 추대론으로 화해의 악수를 청했던 청와대와 당 지도부의 계획은 박근혜 전 대표의 “원칙론에 어긋난다”는 한마디에 당내 불화와 내분만 재 확인한 채 원점으로 되 돌아갔습니다.

갈등이 불거지면서 일부에서는 조기 전당대회 개최를 제안하고 있지만 이 역시 해결책이 되기에는 역부족인 듯 합니다. 박 전 대표와 이명박 대통령과의 신뢰가 회복되지 않고서는 반쪽짜리 전당대회에 그칠 것이라는 비관론이 팽배해있기 때문입니다.

국민들에게는 경제살리기에 매달릴 것을 호소하면서 정작 집권 여당이 당권을 놓고 다투는 것이 시기적으로 바람직한가에 대한 고민도 있습니다.

청와대와 당 지도부를 향해 이른바 친박 비협조론에 격한 비판을 쏟아낸 박 근혜 전 대표가 귀국하면서 이제 공은 청와대와 당 지도부에게 넘어갔습니다.

한지붕 아래 두 집 살림으로 불리우는 친이,친박계의 불안한 동거가 또 다시 고비를 맞게 된 셈입니다.

국민의 절대적 지지를 얻어 10년만에 여당으로 복귀한 170석, 거대여당의 화려한 출발 속에 잠복해있는 두 계파간의 갈등과 반목은 지난 1년여 동안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사사건건 대립하는 한나라당의 계파 갈등을 놓고 아예 치유 불가능한 불치병이 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시선도 많습니다.

이제 한나라당은 당 내분을 치유하는데 어떤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인지 보다 깊은 고민을 해야 할 것입니다. 인적쇄신과 신뢰회복에 보다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잘 새겨 들어야 할 대목입니다.

집안싸움에 시간을 허비하는 집권여당의 모습이 경기침체와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국민들에게 어떻게 비쳐질지 무기력한 여당의 모습에 국민들의 인내심은 이미 한계를 넘어섰음을 알아야 합니다.

정치 불신이 더 확산되지 않도록 공당으로서 달라진 모습을 보여줘야 할 때입니다. 혁신의 시기를 더 이상 늦추다간 자칫 국민들의 준엄한 심판에 오는 10월 재보선과 이어 다가올 지방선거 이후 더 혹독한 시련이 닥칠지 알 수 없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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