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부실한 국제대회에 예산 낭비?

입력 2009.05.22 (23:33)

<앵커 멘트>

지자체를 홍보할 목적으로 무리하게 국제행사를 유치했다가 예산만 낭비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최근 강원도 영월에서도 세계국립대학총장 문화예술교육 심포지엄, 약칭 유카위라는 행사를 열었는데 실익이 없는 부실한 행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송승룡 기자! (네, 송승룡입니다.)

<질문>

유카위가 어떤 행사고,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전해주시죠.

<답변>

네, 말 그대로라면, 세계 각국의 국립대학총장들을 모아 학술 토론을 하는 행산데요.

그러나 막상 행사를 시작하고 나니, 내용도 다르고, 실속도 없었습니다.

심포지엄 행사 첫날 야외에 만들어진 특별 강연장입니다.

개막식과는 달리 외국인 등 백여 명이 앉아있던 귀빈석은 텅 비었습니다.

지역주민과 학생들이 뒷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입니다.

다음날 열린 분과별 심포지엄은 러시아의 한 대학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모두 5개 분과 가운데 4개가 발표자의 대부분이 러시아 사람들로 채워졌고, 발표도 러시아 말로 합니다.

제출된 논문도 대부분 러시아어로 돼 있습니다.

러시아의 한 대학이 해외 참가자를 모집하면서, 참가자의 반 이상을 러시아 사람으로 채운 탓입니다.

대회 명칭은 세계국립대총장 심포지엄이지만 국립대 총장은 일부에 지나지 않습니다.

말만 학술토론이지 토론도, 질문도 없습니다.

<인터뷰> 엄영호(심포지엄 조직위 사무처장) : "레벨이 맞아야지, 세계적인 석학들과 누가 토론을 하겠습니까?"

<인터뷰> 윤준원(심포지엄 조직위 국제팀장) : "심포지엄의 주제, 본질을 보면, (국립대 총장)이 아니거든요. 한국으로 넘어오면서, 해석이 잘못된 부분이 있습니다."

영월군은 외국인 참가자 항공료와 체재비의 60%를 부담합니다.

한 사람 앞에 우리돈으로 250만 원 정도씩입니다.

이렇게 데려온 외국인 참가자들은 행사 기간의 대부분은 관광을 하며 보냅니다.

<질문>

상식적으로 이해가 잘 안 되는데,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나게 된 겁니까?

<답변>

네, 영월군이 이 행사를 유치하기까지는 러시아 전문가라는 40대 남자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그러나 말만 러시아 전문가지 러시아 대학에서 정식 학위를 받은 것이 아닙니다.

이 남자는 조직위의 집행위원장을 맡아, 지난 10달 동안 활동비 명목으로 최소 1억 원 이상을 영월군에서 받았습니다.

하지만 KBS가 학력과 예산 사용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의혹을 제기하자, 개막식에도 나타나지 않은 채 취재진과는 연락을 끊은 상탭니다.

<인터뷰> 박선규(영월군수) : "행사 끝나고 하면 안 될까요? 나중에 다 감사를 받아야하거든요. 집행이 잘못된 건 잘못된 거고, 잘못됐는데..."

이번 행사에 들어간 예산은 15억 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실속 없는 행사에 예산을 낭비했다는 지적이 일면서, 영월지역 시민단체는 영월군에 예산 집행 내역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했습니다.

지금까지 원주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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