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전 대통령 유서 “아무도 원망 말라”

입력 2009.05.23 (22:16)

<앵커 멘트>
노 전 대통령은 오늘 새벽 사저를 나서기 직전에 짧은 유서를 남겼습니다.
착잡한 심경과 가족들에 대한 당부가 담겨 있습니다.
박재우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노무현 전 대통령은 등산하러 가기 30분 전에 자신의 노트북에 짧은 유서를 남겼습니다.

"나로 말미암아 여러 사람의 고통이 크다"는 제목의 유서 첫 머리에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신세를 졌다. 나로 말미암아 여러 사람이 받은 고통이 너무 크다. 앞으로 받을 고통도 헤아릴 수가 없다."며 심경을 담았습니다.

노 전 대통령은 또, "여생도 남에게 짐이 될 일 밖에 없다.

건강이 좋지 않아서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 책을 읽을 수도, 글을 쓸 수도 없다."며 힘들었던 자신의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이와 함께, "너무 슬퍼하지 마라.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 미안해 하지 마라.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 운명이다."라며 선문답 같은 착잡한 마음을 표현했습니다.

노 전 대통령은 유서 마지막에 가족들에게 "화장해라. 그리고, 집 가까운 곳에 아주 작은 비석 하나만 남겨라."는 당부의 말을 남겼습니다.

<녹취> 문재인(전 청와대 비서실장) : "대단히 충격적이고 슬픈 소식입니다. 대통령께서는 가족들 앞으로 짧은 유서를 남겼습니다."

노 전 대통령의 정치적인 동지이자 영원한 동반자였던 문재인 전 실장과 측근들은 엄청난 충격과 슬픔에 휩싸였습니다.

KBS 뉴스 박재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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