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아이를 낳기도, 기르기도 참 힘든 나라, 우리나라죠.
세계적인 저출산 국가가 되자, 아이를 낳고 키우기 편한 사회를 만들자는 범국민 운동이 시작됐습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산전검사료 지원금을 현행 20만원에서 50만원으로, 또 둘째 자녀 이상에 대한 보육료 지원도 늘리기로 했습니다.
불임 부부를 돕기 위해 내년부터 체외 수정 시술 비용을 전액 지원할 계획입니다.
저출산 위기를 이야기를 하지만, 되돌아보면 격세지감 느끼실겁니다.
"덮어놓고 낳다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
자녀를 다섯 명도 넘게 낳던 지난 1960년대 표어죠.
여전히 아기가 넘치자, 70년대부터는 적정 자녀수를 두 명으로 콕 집어 얘기했구요.
그래도 성에 안 찼는지, 둘도 말고 아예 하나만 낳자는 표어가 동네 골목을 도배합니다.
반전은 2000년대부텁니다.
뚝뚝 떨어지는 출산율에 표어도 이렇게 달라지고 정부가 출산장려정책을 쏟아내지만 별 반응이 없습니다.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얘깁니다.
엄마들이 정말 원하는 건 무엇일까요?
김지영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젖병과 아기띠, 단 두 개에 9만 2천여 원, 부가세를 합치니 10만 원이 훌쩍 넘습니다.
<인터뷰> 김민지(서울 논현동) : "물가가 비싼데 부가세까지 있으니까 사야될지 말아야될지 이번엔 안살까 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아요."
이유식 하나, 젖병 하나를 사도 꼬박꼬박 붙는 부가세 10%.
볼멘소리가 터져 나옵니다.
<인터뷰> 임예진(서울 삼성동) : "저희는 둘이 같이 버는데도, 생활비의 2/3정도는 애기한테 들어가는 게 아닐까."
현재는 육아용품 가운데 기저귀와 분유에 대해서만 부가가치세를 면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감면책도 2011년 말이면 끝이 납니다.
따라서 국회에서는 육아용품 부가세를 영구히 면제하자는 논의가 진행 중입니다.
기저귀와 분유뿐 아니라 이유식과 젖병, 유축기 등에까지 면세 범위를 확대하자는 겁니다.
<인터뷰> 전현희(민주당 의원) : "부가가치세가 면제된다면 한 달에 3,4만 원 정도의 육아 부담은 덜어질 수 있다고 봅니다."
아직까지 이 감면안의 국회 통과 여부는 불투명합니다.
해마다 2,3백억 원의 세수 감소가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수천억, 수조 원대의 출산 장려책이 난무하는 가운데, 부가세 감면으로 인한 세수 감소는 단 몇 프로에도 못 미치는 수준.
여성들이 당장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출산지원이 시급합니다.
KBS 뉴스 김지영입니다.